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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태는 미쳤다, 본능적으로
시즌 중반으로 접어드는 프로야구. 이제 곧 장마가 걷히면 ‘가을야구’ 로 향한 선수들의 열망이 뜨거운 여름을 더욱 달굴 것이다. 신기한 것은 평소에 주목받지 못하던 백업 요원들 중에 가을만 되면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있다는 점이다. 소위 ‘미친 선수’ 다. ‘미친 선수’가 많을수록 가을야구가 즐겁다. 드라마도 그렇다. 아무리 톱스타로 주연 4인방을 ‘빵빵’하게 깔아도 시청률이 맥을 못출 때가 많다. 그런데 크게 기대하지 않던 조연배우가 ‘미친 존재감’으로 뜨면 시청률이 급상승한다. MBC 월화극 ‘미스 리플리’가 그렇다. 연기면 연기, 예능이면 예능. 발 내딛는 곳마다 ‘미친 존재감’을 흩뿌린다. 배우 김정태(40)다.

▶박유천ㆍ김승우보다 ‘김정태’= 이 남자. 뒷모습만 보여도 긴장된다. ‘미스 리플리’에서 장미리(이다해 분)를 쫓는 히라야마다. 험상궂은 얼굴(사실 김정태는 곱상하고 이지적인 느낌의 마스크 소유자다)도 아닌데 장미리보다 시청자들 가슴이 더 쿵쾅거린다. 조근조근한 말투, 서슬퍼런 눈빛, 장미리ㆍ장명훈(김승우 분)과 마주쳤을 때 “스미마셍” 하며 숨을 고르는 능청스러움까지. 어딘지 모를 집요함이 이다해의 눈 속 두려움으로 변하며, 보는 이도 잔뜩 경직되게 만든다.
첫 회 방송에서 장미리가 일하는 클럽의 포주로 이미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제 극 중반으로 가면서 ‘명품 조연’으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로맨틱한 재벌 2세 송유현(박유천 분)과 댄디남 장명훈의 존재감 저리가라다. 송유현과 장명훈이 장미리 치마폭에 싸여 정신을 잃는 사이, 시청자들은 김정태의 ‘악독 카리스마’에 넋을 잃었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미스 리플리’였지만 기대만큼의 인기몰이가 되지 않던 상황. 김정태의 ‘미친 존재감’으로 급반전이 시작됐다.

▶‘1박2일’ 에 ‘롤코’까지…예능 선수들 긴장?= 음악 프로그램도 예능화 시켜야 ‘뜨는’ 요즘, 스타의 인기 가늠자는 ‘어떤 예능에 출연했느냐’ 이다. ‘미스 리플리’의 스산한 분위기를 주도하던 김정태가 성동일 등과 함께 ‘1박2일=명품 조연배우 특집’에 출연, ‘미친 예능감’까지 발휘하며 확실하게 스타덤에 올랐다.
‘미치는’ 존재감에 대한 네티즌의 열망만큼이나 ‘그 날’ 이후 인터넷은 온통 김정태 천지다. 그의 얼굴과 이름이 포털사이트를 도배했다. 기존 ‘예능 선수’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첫 출연에도 어색함은 커녕 “아들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재치있는 소감과 잠자리 복불복 때 나영석PD가 침낭 없이 밤을 지새야 한다고 하자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자”는 등의 과감(?)한 발언으로 시청자와 출연진들을 폭소케 했다.
방송을 본 사람들은 “그의 존재감은 일회성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런 반응을 입증이라도 하듯, 단박에 tvN ‘롤러코스터’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롤코’의 ‘홍대 정태’에서 ‘불한당 카리스마’가 아닌 ‘코믹 본능’을 발산한다. 뱀독에 혀가 마비된 연기의 동영상이 26일 첫 방송전에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반응이 뜨거웠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악역과는 상반된 모습의 ‘예능 천재’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은 한마디로 ‘즐겁다’. 



▶일상이 개그인 ‘해피 바이러스’= 드라마 속 ‘미친 존재감’에 ‘미친 예능감’까지 본능적으로 ‘미쳐있는’ 이 남자는 평소 촬영 스태프들에게 머리 마사지를 수시로 해줄 정도로 촬영장의 ‘해피 바이러스’다. 시크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요절복통 애드리브를 만들어 내는 그는 일상이 개그다. 그러다 보니 함께 연기하는 상대방 배우들이 웃음을 터뜨려 NG를 내는 일이 많다고.
제작사 측은 “김정태가 연기를 할 때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촬영장을 압도한다. 길지 않은 촬영분에도 때마다 분위기를 변화시킨다”며 “연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개그 본능’을 발휘해 늘 즐겁다”고 전했다. 촬영이 끝나도 그의 존재감은 여전한 셈이다. 



‘미친 예능감’으로 주목받았던 ‘1박2일’ 촬영 후엔, 트위터에 현장의 뒷모습을 공개해 재치있는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도 드러냈다.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임에 적응도 못하고 성질만 부린 두 사람의 쓸쓸한 뒤태”라는 글과 함께 성동일과 찍은 사진 한 장을 게재했는데, “뒷모습만 봐도 개그”라며 네티즌들은 열광했다.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뿐, 별다른 제스처도 없는 사진에 수백건의 댓글이 달린다. 10년 조연 생활을 청산하고 ‘미친 존재감’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김정태. ‘소녀K’, ‘특별수사본부’, ‘미스 리플리’ 등 촬영중인 작품만 다섯개다. 오랜 시간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과 타고난 유머감각. 그의 ‘남다른 존재감’은 이제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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