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대보다 회복은 느린데…추가부양 시그널 없었다
소프트패치에 빠진 미국 경제 어디로 가나
고용불안·주택경기침체 등

예상보다 강하고 지속…

초저금리정책 당분간 유지


인플레 전망 상향조정 불구

물가압력에 출구전략 딜레마


PIG중 한곳만 디폴트돼도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2일 미국 경제 성장률을 다시 하향해 2% 후반대로 내리면서 1분기(성장률 1.8%)에 이미 소프트패치(경기회복 중 일시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준의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중에 돈을 풀어낸 6000억달러의 2차 양적 완화(QE2) 프로그램이 공식 종료되는 시점이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언급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벤 버냉키 의장은 추가 부양책 가능성 신호는 보내지 않았다. 연준은 예상대로 일단 QE2가 종료돼도 연준 보유 국공채 만기도래물량은 계속 재구매하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은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연준은 처음으로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졌다”고 밝혀 그동안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던 인플레이션 우려를 지적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미 경기 회복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지면서 연준은 하반기에 출구전략도 단행하기 어렵고, 추가 부양도 힘든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기대보다 느린 회복=연준은 이날 성장률 수정 전망치 보고서에서 앞서 지난 4월 발표한 3.1~3.3%의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2.7~2.9%로 하향조정했다.

1월의 성장 전망치 3.4~3.9%에서 또 내려갔다. 4월에 일본 대진 여파로 인한 부품 공급망 차질, 자동차산업 조업 둔화 등이 이유였다면 이번에는 최근 다시 실업률(9.1%)이 상승한 고용 시장 불안과 그리스발 유로존 금융위기 등을 반영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기 둔화의 일부 요인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금융 부문의 취약성과 주택 시장의 침체 등 우리가 우려하는 역풍 가운데 일부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하고 지속적일 수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3.5~4.2%에서 3.3~3.7%로 다소 내렸으며, 오는 2013년은 3.5~4.3%에서 3.5~4.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초저금리 정책을 앞서 FOMC 성명서에서처럼 ‘상당 기간’ 유지하기로 했다. 상당 기간은 통상 2분기 이상을 의미한다.

버냉키 의장은 현행 금리 지속 여부에 대해 “최소 2~3차례의 FOMC 회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답해 적어도 3분기까지는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 밖에 올해 실업률 전망치도 지난 4월 발표한 8.4~8.7% 수준에서 8.6~8.9%로 소폭 올렸다.

▶인플레이션 압박 진단 나와=이날 연준 보고서에서 금융 시장의 관심과 실망을 가져온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단이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3~2.5%로 앞서 회의와 동일했지만 연준이 금리 정책 판단의 근거로 삼는 유류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앞서 1.3~1.6% 수준에서 1.5~1.8%로 상향 전망했다. 연준이 최적으로 삼는 근원물가 수준이 1.7~2%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은 보고서에서 앞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이하 수준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문구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뉴욕 소재 MF글로벌의 이코노미스트인 짐 오설리번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낮다는 표현을 빼버린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물가 인상을 인정하면서 추가로 돈을 푸는 QE3는 힘들어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 전망을 하향하면서 2%를 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2분기 성장률까지 감안하면 미국 경제는 올 3분기까지는 소프트패치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비관론자들은 이미 주택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하강하고 실업률이 9%대로 상승한 상황이어서 연준의 부양책이 이번달로 종료되면 당장 여름부터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으로 주저앉을 것이란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편 버냉키 의장은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해 “이틀간의 FOMC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면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중에서 하나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겪는다면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요동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그리스 위기가 발생해도 미국 금융 시장에 파장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