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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어난 백만장자, 더 부유해졌다
전세계 백만장자들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부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발표된 메릴린치-캡제미니 세계 부(富)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00만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전세계 고액순자산보유자(HNWIsㆍHigh Net Worth Individuals)는 전년보다 8.3% 늘어난 1090만명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전년보다 9.7% 많은 42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40조7000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또 이들 HNWIs 중 투자가능 자산이 3000만달러를 넘는 초HNWIs(ultra-HNWIs)의 수와 자산총액은 2009년보다 각각 10.2%, 11.5%씩 증가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주식시장 활황과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이 세계 부호들의 자산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증시는 평균 18% 상승한 것으로 보고서는 전하고 있다.

대륙별로 살펴볼 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백만장자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HNWIs는 지난해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2009년 자산규모로 유럽을 추월한 데 이어 올해는 수적으로도 유럽을 앞섰다.

2010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HNWIs는 전년보다 9.7% 늘어난 330만명인 데 반해 유럽은 6.3% 늘어난 310만명에 머물렀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HNWIs 자산총액은 12.1% 증가한 10조8000억달러였으며, 유럽은 7.2% 많아진 10조2000억달러다.

보고서는 이처럼 유럽의 HNWIs가 주춤한 데는 높은 부채 비율과 부진한 경제 성장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 국가 중 이탈리아는 HNWIs 수가 전년보다 오히려 4.7% 감소, 백만장자가 줄어든 유일한 국가로 기록됐다. 2009년 17만9000명이던 이탈리아의 HNWIs는 2010년 17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스페인은 2009년 12위에서 14위로 순위가 밀렸고, 영국은 HNWIs가 고작 1.4%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담 호로비츠 메릴린치 UK 대표는 “미국의 부호들은 주식 투자에 비중이 높은 반면 영국의 경우는 부동산 투자에 더 많은 자금을 쏟고 있어 이같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비중이 적지만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HNWIs의 증가추세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HNWIs는 각각 11.1%, 10.4%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10만4000명으로 가장 많은 백만장자를 보유했다. 이어 일본(173만9000명) 독일(92만4000명) 중국(53만3000명) 영국(45만4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 전세계 HNWIs 가운데 83%가 45세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73%는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난해 전세계 백만장자 수가 늘어나긴 했으나 증가세는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2009년 주식시장의 급반등으로 전세계 HNWIs가 17.1%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2010년의 8.3% 증가는 놀라운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전세계 백만장자들은 주식과 커머더티 시장,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의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HNWIs의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주식 투자가 33%를 차지했다. 전년 29%보다 늘어난 수치다. 반면 현금/예금 비중은 전년 17%에서 14%로 줄어들어들었다. 대안투자로는 커머더티를 선호, 2010년 전체 대안투자 가운데 커머더티가 22%(2009년 16%)를 차지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부동산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 투자는 31%로 전년 28%보다도 늘어났다. 전세계 백만장자들의 부동산 투자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이어 보고서는 최근 미술품, 시계, 포도주, 희귀 주화, 호화 보트 등 색다른 투자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피하고 투자처를 다양화하려는 심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색 투자처의 관심도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러시아, 중동의 HNWIs들은 고급 승용차에 대한 투자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라틴아메리카의 HNWIs는 미술품에 대한 투자가 많으며, 중국 HNWIs도 경매시장과 갤러리 등을 통해 고가의 미술품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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