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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설턴트의 눈>입장료 문화 정착시켜…공짜에 익숙한 사람들에 자연에 대한 책임 각인을

  • 기사입력 2011-06-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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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소금이라는 단어에는 원시적인 기운이 흐른다. 소금은 이 세상에서 빛과 함께 언급되는 무엇이다. 소금은 생명을 연상시키고 태초를 연상시킨다. 그런 점에서 소금은 인간의 역사를 다룬 원시라는 표현보다도 훨씬 원시적이다. 그래서 증도에 있는 세계 유일의 소금박물관 입구에는 이미 멸종된 매머드의 형상이 버티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현생인류의 이동이, 소금을 찾아 서식지를 옮겨다니던 매머드를 뒤쫓는 것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다. 소금박물관에는 소금을 통해 인류 역사를 재해석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프랑스혁명이 염세(소금에 매겨진 세금)의 강제징수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게 따지면, 믿거나 말거나, 어쩌면 소금이 세상을 움직인 동력이었을지도 모른다. 

변형석
트래블러스맵 대표이사
증도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소금의 기운을 흠씬 느낄 수 있다. 총 넓이가 1200만평에 달한다는 단일 규모 최대 염전인 태평염전에는 소금이 끝이 없다. 매일 먹는 소금이지만 사람들은 증도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소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소금에 삶이 연결되고, 자연이 연결되고, 역사가 연결되는 것이다. 축제의 명칭인 ‘소금마을 이야기’는 소박하지만 시의적절하다.

3개월에 걸쳐 4일씩 진행되는 이 축제는 내용도 무척 소박하다. 염전 체험, 소금조각, 족욕소금 만들기 등등이 그렇다. 시끌벅적한 연예인 콘서트 따위는 아예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증도 전체에는 노래방도 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의 염전 방식 이전에 소금을 만들던 방식을 그대로 복원해서 7월부터는 가마솥에 소금을 끓이는 소금 체험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오래된 것, 조용한 것, 소박한 것의 조화가 ‘슬로시티’ 답다.

그러나 증도로 들어가는 길에 눈에 거슬렸던 것이 한 가지 있었으니 ‘증도 입장료 징수’라는 현수막들이었다. 1인당 2000원의 입장료를 받겠다는 것인데, 입장료를 받겠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현수막의 위압적인 색과, ‘징수’라는 표현이 내내 거슬렸다.

한국 사람들은 공짜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국립공원도 모두 공짜고, 문화재도 웬만해서는 공짜이니, 자연과 문화 향유권을 존중하는 훌륭한 나라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 공짜 문화가 많은 것을 망가뜨렸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이 시민들에게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부터도 완전히 자유롭다는 망상을 심어준 것이다. 쓰레기를 버리고, 기물을 더럽히고, 자연을 파헤치고, 문화재를 훼손하면서도 가책을 느낄 줄 모르는 시민들. 세계 어느나라 유적지에도 버젓이 적혀 있는 한글 낙서들은 그 ‘무책임’의 단면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위에 물질적으로든 윤리적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이다.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고 있는 처지에 공짜가 말이 되겠는가. 그래서, 증도가 꼭 입장료를 받는 문화를 정착시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차 없는 섬이라는 야심찬 계획도 꼭 성공시키기를 바란다. 내친 김에 탄소제로 섬에도 도전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징수’라는 표현이 거슬렸다. 그것은 윤리에 대한 호소이자, 우리의 책임에 대한 자각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말이었어야 했다. 원시의 신비를 간직한 섬, 소금과 그것을 잉태한 대자연이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섬. 우리가 증도에 여행을 가는 이유는 증도가 바로 그런 곳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아름다운 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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