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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마을1축제>바다의 기억 간직한 소금꽃…아빠도 딸도 신비속으로

  • 증도 ‘SLOW 소금마을 이야기’
  • 기사입력 2011-06-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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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亞 최초 ‘슬로시티’

국내 단일 최대 천일염전 자랑

세계적으로도 천일염 생산 0.1% 불과


5월 삐비꽃, 6월 소금, 7월 함초

각각 다른 테마로 행사 기획

소금찰흙 체험·소금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먹거리 제공


“우리 옛날에는 수차로 돌리고 그랬어.”“ 발로 돌리는 거 그게 얼마나 힘든지, 지금은 참 고마운 일이지.”“ 짱뚱어가 지천이네. 저 살찐 것 좀 봐. 낚시하면 좋겠는데.”

염전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체험에는 어른, 아이, 노인이 따로 없다. 장화를 신고 첨벙거리며 바닷물 바닥을 밀면 하얀 소금이 쓸려 나오는 게 아이들은 신기하기만 하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 듣고 보기만 했던 걸 새삼스레 직접 해보는 게 아이 심정과 다를 바 없다. 여기는 시간이 멈춘 마을, 국내 단일 최대규모의 천일염전‘, 태평염전’이 있는 슬로시티 증도다.

제1회 ‘SLOW 소금마을 이야기’는 왁자한 축제라기보다 인류와 함께해온, 아니 그보다 더 까마득한 날에 우주가 열리던 때를 한 알의 우윳빛 소금 결정체를 통해 들여다보는 멈춤의 시간이다. 우주의 미생물과 갯벌의 미생물이 같다던가.

“이제 소금을 이야기하자”며, 마을의 소금명인들이 모여 축제를 만들기로 한 건, 오로지 하얀 삐비꽃 때문이었다. 투명한 햇살이 꽂히듯 날카로운 5월, 솜털 같은 하얀 삐비꽃이 10만평 습지 가득 솜사탕처럼 피면 사람들은 몽실거리는 그 부드러운 유혹을 참지 못한다. 이때 증도는 온통 흰 세상이다. 우윳빛 소금과 크림색 삐비꽃,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환한 하얀 태양….

슬로시티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 세 가지를 엮어 마을사람들은 축제를 만들었다.

삐비꽃 필 무렵 한 차례(5월 20~23일), 맑은 햇빛과 청량한 바람이 한 해 최고의 소금을 만들어낸다는 장마 직전(6월 17~20일), 염생식용식물인 함초가 통통하게 살이 올라 입맛 당기는 때(7월 15~18일), 세 차례 소금이야기를 이어간다. 소금 채취 체험과 소금조각 만들기, 소금찰흙 체험, 소금비누와 족욕 소금 만들기 등 소금을 이용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해질녘엔 영화상영, 클래식 공연으로 한낮의 뜨거움을 달랜다. 

습지인 염전은 소금을 만들어내는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탄소 소거작용 및 주변생태 보존 등 그 역할이 적지 않다. 현재 증도의 염전은 과거에 비해 3분의 1로 줄었다. 일본인들이 가장 부러워한다는 우리의 갯벌과 염전을 지키는 일은 먹을거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증도면 태평염전 일원에는 소금 장인 5명과 장인급 30여명의 소금 농사꾼들이 길게는 50년, 짧게는 20, 30년씩 소금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 60, 70대 소금장인들은 소금밭을 일군 1세대들이다. 힘들고 고되도 이들은 때가 되면 또 밭을 간다.

“옛날에는 소금농사로 서울 유학 보내고 했지요. 지금은 소금값이 워낙 싸놔서. 소금값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보면 돼요.”

이곳 토박이로 어렸을 때부터 소금밭에서 살다시피한 정구술(50) 씨는 소금값이 지금은 쓰레기값 다음으로 싸다고 말한다. 이런 소금값이 서너배 뛰어오른 게 일본 원전 사고 후였다. 그렇다고 좋아라 할 수 없었다. 사고가 난 게 3월이라 막 소금생산 준비에 들어갈 때였다. 사재기하는 통에 철이 아닌데 억지로 생산해내다 보니 질좋은 소금을 내놓을 수 없었다. 수입산들도 넘쳐났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데는 꼬박 25일이 걸린다. 사리 때 저수지에 물을 가두고, 1차 증류지에 물을 댄다. 이때 염도는 2도. 증류가 시작돼 7도, 15도가 되면 다음 증류지로 옮긴다. 이렇게 여섯차례 이상 걸러주면 염도가 소금이 될 수 있는 25도 정도가 된다. 결정지로 들어와 27도 포화상태가 되면 어느 순간 하얀 띠가 형성되며 꽃이 피기 시작한다. 소금이 발아되기 시작한 거다. 소금은 살이 찌면서 미네랄이 형성되는데 소금결정이 형성되는 데는 8시간에서 12시간이 걸린다. 물에서 긁어모은 소금은 저장창고로 옮겨 간수를 뺀다. 3년에서 5년 정도 간수를 뺀 천일염이 최고다. 좋은 소금은 우윳빛에 으깼을 때 잘 부서진다. 또 결정체를 혀에 올려놓고 수세바퀴 돌려 맛을 보아 처음에 짜다 싶다 단맛이 살짝 돌면서, 아! 하고 느낌이 와야 한다. 옛날에는 대부분 염전 바닥을 흙 그대로 쓰는 토판염이 대부분이었지만 옹기에서 타일, 지금은 친환경 랩과 같은 장판을 깐다.

인간의 땀방울 위에 자연의 힘이 보태져야 소금은 꽃이 핀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아가씨의 치맛자락이 살랑살랑거릴 정도의 해풍이 북서쪽으로부터 불어와 줘야 한다.

이곳 태평염전이 생긴 건 1953년 자유당 정권의 피란민 정책 사업의 일환이었다. 피란민들이 내려오면서 먹고 살 수 있도록 방조제를 쌓고 간척지를 만들어 소금밭을 일궈 민간에 영업권을 준 게 척방주식회사였다. 이것이 대평염전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81년 지금의 태평염전이 됐다. 

염전의 규모는 함수 창고로 결정된다. 염전 한가운데 비가 오면 염도별로 바닷물을 가두는 창고다. 비가 그치면 빗물을 빼고 판을 닦아 다시 바닷물을 제 위치에 가둔다. 도수별로 걸러주는 판이 길어야 그만큼 질 좋은 소금이 만들어진다.

이곳에는 현재 전통방식의 화염(자염) 소금 채취 체험장을 조성 중이다. 구한말까지 우리나라는 갯벌에 구멍을 파 바닷물이 들어오면 가두는 방식으로 염도가 높은 물을 얻어 가마솥에 끓여 소금을 얻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의 소금 사랑, 자부심은 대단하다. 세계적으로도 천일염 생산은 0.1%에 불과하다. 그것도 최고로 질좋은 소금이다.

소금박물관 이재근 학예사는 “소비자들은 유럽, 일본 수입산 소금이 좋은 줄 알지만 천일염은 없다”며, “몸을 살리는 소금이 있고 그렇지 못한 소금이 있는데 그 차이는 염도와 미네랄인데 우리 천일염은 그 미네랄 농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엄마는 하루에 한두 번 꼭 장독대의 항아리를 만질만질하게 닦았다. 크고 작은 항아리들 가운데엔 원통형의 길쪼름한 소금항아리가 있었다. 겉에 금이 간 항아리다. 소금의 간수를 빼기 위함이다. 소금은 제 몸의 짠물을 한 방울 한 방을 3년에 걸쳐 느릿느릿 빼낸다. 그리고 스스로 최고의 소금이 된다. 6월의 증도는 그렇게 느릿느릿 태양과 함께 익어가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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