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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유성기업 파업 교훈…‘JIT’ 잠시 포기한 도요타
전 세계 경영방식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온 적기공급생산시스템(JIT, Just in time)의 창시자, 도요타에서 JIT를 잠정 유보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재고량 관리는 자동차업계의 오랜 딜레마다. 도요타 성공 이후 업체마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JIT 본받기’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일본대지진, 유성기업 등 최근 국내외 자동차업계를 흔들어 놓은 사태는 JIT의 한계도 드러냈다. JIT 대표주자 도요타가 단기적으로 부품 재고량을 상향조정하기로 한 것 역시 이 같은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도요타에 따르면, 2개월 미만으로 설정했던 도요타의 재고량 관리 목표치가 일본대지진 이후 단기적으로 3개월로 상향조정됐다. 일본 대지진 이후 재고량이 급감했지만, 현재 다시 2.5개월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도요타 측은 “AS 대처 차원에서 일본대지진 이후 본사에서도 완성차 생산량 회복보다 부품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도록 노력했다”며 “일본대지진 여파로 부품이 크게 부족했지만 현재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도요타가 JIT의 효율성을 아예 포기한 건 아니다. 하지만 일본대지진이나 유성기업 등 부품 하나만 부족해도 완성차 생산이 멈춘다는 사례가 실제 업계에 큰 피해를 일으키면서 도요타도 단기적으로 JIT 목표 수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도요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재고량을 2개월 미만으로 관리한다는 목표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도요타 역시 1.85개월을 목표로 잡고 있지만 경영 안전 차원에서 우선 단기적으로 재고량을 상향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지진의 피해가 컸던 도요타와 상황은 다르지만, 국내 수입차 업계도 물류센터에서 3개월 내외의 재고분을 확보하고 있다. 닛산코리아는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안전재고 물량을 포함해 3~5개월가량의 부품 재고분을 확보하고 있고, 아우디코리아도 평균 3~4개월의 부품 재고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범퍼처럼 수요량이 많은 부품은 좀 더 여유분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완성차 하나에 들어가는 크고 작은 부품은 2만5000개에 이른다. 재고량을 하루만 늘리는 데도 막대한 공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고량을 늘리고 줄이는 데 자동차업계가 골머리를 앓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상황을 대비해 재고량을 늘리는 게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단 하루를 늘리는 것도 결코 간단한 게 아니다”라며 “생산성을 보면 재고량을 줄여야 하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선 늘려야 하는데 그 접점을 찾는 게 완성차업계의 딜레마”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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