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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럼>전문공연장, 왜 필요할까…안정된 공연 산업화 위해
김양선 ㈜쇼파크, ㈜인터파크INT ENT 부문 겸임대표


국내 공연시장은 해마다 20%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 규모의 성장이 안정적인 산업화가 되기 위한 질적 성장을 의미하진 않는다. 지난해 국내 뮤지컬 작품 수는 1800여편. 이 뮤지컬들이 벌어들인 매출 총액 추정치는 2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지킬 앤 하이드’ 한 작품이 올린 매출이 200억원이 넘는다. 나머지 1000여 편이 넘는 작품들은 매출 규모가 작거나 손실을 면치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공연시장의 불균형한 성장은 해마다 커지는 시장 규모를 논할 때 항상 지적돼 왔다. 가장 시급하면서도 당장 개선이 가능한 것은 국내 공연시장의 기본 인프라 구축이다. 

뮤지컬 공급을 결정하는 3대 요소로 흔히 콘텐츠(작품 라이센스), 펀딩(자금 조달), 인프라(인적, 물적)를 꼽는다. 콘텐츠에선 실력 있는 제작자들이 크고 작은 창작 뮤지컬을 끊임 없이 시도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의 OSMU(One Source Multi Use) 형식의 뮤지컬 제작도 증가하고 있다. 펀딩의 경우도 중소기업청 산하 모태펀드에서 매년 공연펀드에 일정 규모를 지원한다. 인터파크와 CJ E&M 등 민간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 자금을 지원한다. 그러나 산업의 근간이 돼야 할 인적ㆍ물적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실력 있는 배우와 전문성을 갖춘 스태프의 수는 올려지는 작품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중ㆍ대형 작품이 올라갈 만한 공연장도 모자란다.

기본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최근 2~3년 동안 민간이 운영주체가 되는 전문 공연장 건립이 여러 곳에서 진행중이다. 올해 11월 한남동에서 개관하는 ‘블루스퀘어’는 인터파크 자회사인 쇼파크가 16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관과 1250석 규모의 콘서트 전문 공연장으로 지어 운영하는 대형 전문 공연장이다. 신도림에는 대성그룹에서 운영하는 1200석 규모의 디큐브 아트센터가 개관 예정이며, 대학로에도 900석 규모의 CJ아트센터가 개관한다. 티켓 매출만으로 자생해야 하는 중ㆍ대형 뮤지컬 제작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공연 환경에서 민간 기업이 적자를 내지 않고 대형극장을 운영해 나가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공연장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대관료 하락과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의미하며 이는 곧 작품의 질적 향상과 관객 증대로 직결된다. 각 민간 공연장에 대해서도 훨씬 적극적인 운영 전략을 세워야 한다.

몇몇 극장들은 이미 수준급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보유한 각 분야 전문 스태프들을 스카우트해 작품제작에 개입시키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대 고객 서비스’ 전문가들을 영입, 보다 과학적인 매니지먼트, CRM(Customer Relationship Marketing) 기법들로 관객을 응대하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시도들은 민간 공연장이 생존하기 위한 기업의 기본 정책으로 연구, 시도된 전략이지만 기본 인프라 구축은 분명 국내 공연산업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공연 제작자와 관객 모두가 만족하는 공간, 운영시스템을 발전시켜 국내 공연예술이 안정적으로 산업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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