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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진수·정선태, 모래늪 빠진 ‘모래시계 검사’
과거 슬롯머신 사건 한솥밥

피의자 신분 잇단 소환조사
 

정선태(55) 법제처장이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정 법제처장이 이 은행 로비스트로 활동한 윤여성(56·구속) 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정 법제처장은 앞서 구속된 은진수(50) 감사원 감사위원과 함께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로 있던 지난 1993년 슬롯머신 비리 사건을 파헤친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하다.

김영삼 정부 초기 대형 권력형 비리로 꼽힌 이 사건에서 수사팀은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인 정덕진 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정·관계 유력자 14명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이 사건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티브가 될 정도로 화제였다.

정 법제처장은 이후 마약 수사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검찰의 ‘마약 수사통’으로 승승장구하다 2008년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법령정비팀장을 맡은 인연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 법제처장에 올랐다.

특히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파견됐을 당시 뛰어난 업무 추진력으로 강만수 위원장(66.현 산은금융그룹 회장)의 눈에 들면서 현 정권과 사이가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차장검사에서 단숨에 차관급인 법제처장으로 파격 발탁된 것을 놓고 법조계 안팎에선 그의 폭넓은 인맥이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말이 무성했다.

검찰은 일단 정 법제처장에게로 건너간 돈이 부산저측은행 로비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조사한 후 그를 소환조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정 법제처장은 윤씨를 만난 적도 없다며 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혐의 사실과 무관하게 슬롯머신 수사팀을 이끌던 김홍일 중수부장은 은 감사위원에 이어 정 법제처장까지, 아끼던 부하 검사를 잇따라 수사해야하는 불편한 입장이 됐다.

승승장구하던 모래시계 검사들로서는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싶은 날들이 아닐 수 없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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