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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주의에 대처하는 길
단순주의·정치잇속의 산물 민중주의 치우친 정책 우려 사회적 맥락 근본통찰 필요 자유주의적 처방만이 해법
요즈음 정부와 정당들의 정책들이 민중주의로 기우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념적 성향을 넘어서, 여론과 선거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모두 민중주의적 정책들을 다투어 내놓는다. 필요한 비용을 제대로 마련할 길이 없으므로, 그것들은 실제로는 정책이라 부르기 민망한 것들이다.
이런 민중주의에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민중주의적 정책들은 일단 인기가 있고, 한번 도입되면 그것에서 이익을 본 집단이 생기므로 그것을 없애는 것은 그만두고라도 수정하는 것조차 어렵다. 당연히 걱정이 크다. 장기적으로 민중주의의 득세보다 한 사회의 응집력과 활력을 더 효과적으로 앗아가는 것도 드물다.
민중주의처럼 그럴 듯하지만 해로운 것에 대처하는 첫걸음은 그것의 본질을 밝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민중주의의 정체를 알게 되면, 그것의 매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수가 그것의 정체를 모르는 한, 어떤 대책도 효과를 볼 수 없다.
민중주의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단순주의적 접근 방식을 가리킨다. 단순주의(simplism)는 어떤 일의 한 요소나 측면만 고려하고 모든 다른 요소들과 측면들을 배제하는 경향을 뜻한다. 그래서 민중주의는 어떤 문제가 놓인 사회적 맥락을 보지 못하고 문제 자체에만 눈길을 준다. 그 문제의 원인들이 환부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있을 가능성을, 즉 그것이 보다 깊은 사회적 문제들의 증상일 가능성을 고려하는 적이 드물다.
민중주의의 본질이 그러하므로 거기서 나온 처방들은 대체로 대증요법들이다. 게다가 그것들은 문제의 진정한 해결보다는 시민들의 저열한 이기심을 충족시켜 정치적 자산을 늘리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
불행하게도 민중주의적 정책들은 늘 인기가 높다. 민중주의자들은 민중이 큰 관심을 가진 문제들을 논점으로 부각시킨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간단하고 직관에 맞는 처방들을 내놓는다. 민중주의자들은 다른 의견들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하지 않는다. 대신 그럴 듯한 구호로서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자연히 민주주의가 잘 시행될수록, 그래서 여론이 국정에 영향을 크게 미칠수록 민중주의는 세력이 커진다. 우리 사회에서도 그런 경향이 뚜렷하니 권위주의적 정권들 아래에서보다 민주적 정권들 아래에서 정책들이 민중주의적 빛깔을 훨씬 짙게 띠었다.
민중주의에 맞서 그것의 폐해를 줄이는 길은 사회 문제들의 진단에 필요한 이론적 도구들을 갖추고 자유주의에 따라 문제들에 접근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정설인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어떤 대안적 이념이나 체제보다 우월하다. 그래서 사회 문제들에 대처할 때 자유주의를 따르지 않으면, ‘병보다 못한 치료’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회 문제들을 찬찬히 살피면, 거의 언제나 우리는 그것들이 자유주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유주의를 따르지 않은 데서 나왔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가장 나은 처방은 자유주의를 보다 충실히 따르는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임기가 끝나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점점 민중주의로 기운다. 점점 낮아지는 인기와 줄어드는 권력을 되찾으려고 민중주의적 정책들에 의지하게 돼 장기적으로 사회의 활력을 앗아가는 처방들을 따른다. 애국심이 깊은 이 대통령으로선 깊이 성찰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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