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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과거라는 이름의 외국 외 200자 다이제스트
▶인문, 과학, 문학

△과거라는 이름의 외국=문학비평가에게 과거의 소설 읽기는 역사의 영역과 겹쳐진다. 당시의 풍속을 언어로 새롭게 직조해낸 소설은 연대기와는 다른 사람들의 숨 쉬는 시공간으로 되살려놓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종호의 소설읽기는 미시사의 구축이다. 이태준의 ‘사상의 월야’,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 등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50년대 대학가, 자유의 문제를 비롯, 최근의 표절 시비 등 쉽고 평이한 지점에서 시작해 예각적으로 들어가는 비평의 맛이 특별하다. (유종호 지음/현대문학)

△젊은 도시, 오래된 성=‘도시’와 ‘성’이란 키워드로 한ㆍ중ㆍ일 문예지 ‘자음과모음’ ‘소설계’ ‘신조’ 등에 동시 발표된 3국 대표작가의 작품 12편을 모았다. 이승우, 김애란, 쑤퉁, 위샤오웨이, 김연수, 정이현, 고노 다에코, 오카다 도시키 등 개성적인 소설의 축제현장 속에서 다른 감성과 상상력, 숨은 문화적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불안과 고독, 죽음의 정서로 표현된 일본 소설 속 도시, 활력 넘치는 중국, 그 중간쯤에 위치하며 갈등 속에서 분투하는 한국 소설의 양상들이 흥미롭다. (김연수, 위샤오웨이 외 지음/자음과모음)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운동에 의한 민주주의’. 1987년 이전의 한국 민주주의의 특색을 규정한 말이다. 10ㆍ26 사태 이후 민주화 기대 속에 시작된 ‘서울의 봄’은 학내 언론 자유와 어용교수 퇴진, 족벌재단의 비리 척결 등 학원민주화운동, 사북항쟁 등 노동운동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신군부의 ‘K-공작계획’ 등 쿠데타 준비 등으로 격렬한 지각변동을 일으킨다. 5ㆍ18 광주항쟁과 전두환 정권의 출범, 단군 이래 최고의 경제호황과 한국 프로스포츠의 급성장 등 20세기 한국사를 전문연구자들이 객관적으로 정리했다. (정해구 지음/역사비평사)


▶경제경영, 자기계발

△하이 파이낸셔=상업은행의 틀을 만들어낸 장본인, 런던이 잿더미 속에서 부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금융인 지크문트 바르부르크의 1만여 통의 편지와 일기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회심작. 지크문트의 금융관은 부채(負債)를 부채질하고 무분별한 투기를 권하는 우리 시대 금융철학과 다르다.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며 고객관계를 우선시한 금융 서비스를 강조한 금융관과 리더십이 오늘에 새로운 지침을 준다. (니얼 퍼거슨 지음/김지현, 정현선 옮김/21세기북스)

△홀가분=우리나라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할 때 즐겨쓰는 430여개 단어 중 긍정성을 뜻하는 최고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주위의 평가와 세상의 잣대로 늘 긴장하고 상처 입으면서 위축되는 이들에게 저자는 치유의 처방전으로 이기적일 것을 제안한다. 책은 마음상태에 따른 다섯 가지 심리 처방전으로 구성돼 있다.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하는 법을 비롯, 세상과 나 사이에 균형잡기, 건강한 거리 유지 등 자기자신을 알아가는 법을 담고 있다. (정혜신·이명수 글, 전용성 그림/해냄)



△행복의 함정=평생을 행복 연구에 바쳐온 리처드 레이어드 런던정경대 교수는 최대 다수 최대 행복의 원리를 내세운 제러미 벤담을 따른다. 성장(소득)이 행복을 증가시키지 못한다는 그의 주장도 바로 이 원리와 통한다. 즉 사회적 비교와 습관화 때문에 성장정책은 행복의 증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과 정부 모두 도덕심을 바탕으로 불행을 거르는 촘촘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소통과 공존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돌려야 행복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시의성이 있다.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북하이브)

▶실용, 취미, 아동

△더 소울 오브 뮤지엄=프랑스 엘리제궁의 가구들을 디자인해 살아생전 디자인계의 왕좌에 올랐던 피에르 폴랑은 디자인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찬사를 듣는다. 화려함이나 사치와는 거리가 먼 수도승 같은 삶을 산 피에르 폴랑을 비롯, 세계 디자인의 최전선에 서 있는 20명의 아티스트들의 예술과 삶을 소개했다. 60년을 한결같이 천을 짜는 덴마크의 직인 한네 베델, 세계 최고의 의자 컬렉터 오다 노리츠구, 버려진 나무를 재활용해 멋진 가구로 재탄생시키는 피트 하인 이크 등 장인정신과 새로운 미학의 만남이 아름답다. (aA디자인 뮤지엄 지음/이마고)

△사랑의 시, 이별의 노래=평범한 가곡 애호가인 저자가 우리 가곡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풀어나간 가곡이야기 책이다. 유명 가곡 ‘동심초’의 1, 2절이 1200년 전 중국 당대 여류시인 설도가 지은 같은 한시의 다른 번역 버전임을 연대별 번역과정을 통해 밝힌다. ‘기다리는 마음’도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번역 또는 번안물임을 밝히는가 하면, 같은 멜로디에 가사가 4개나 붙게 된 가곡 ‘고향’ 등 새롭고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다. (이정식 지음/한결미디어)



△끼익끼익의 임무=지구 밖 상상력으로 공감각(共感覺)을 넘어서는 즐거움을 주는 작가 배명훈의 독특한 요정들의 이야기. 끼익끼익은 집이든 공장이든 길이든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나 머물러 사는 작고 투명한 소리요정이다. 소리를 못 내는 사물들을 대신해 아프다고 소리 지르는 사물들의 수호신 끼익끼익의 얘기는 하찮게 여기는 사물과 주변에 대한 관심으로 이끈다. 생활 속에서 소리 자체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까지도 세심하게 이야기로 담았다. (배명훈 지음/킨더주니어)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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