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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스타일>머리에 꽃 단 여자들이 는다
“머리에 꽃을 달고 미친 척 춤을, 선보기 하루 전에 홀딱 삭발을, 비오는 겨울밤에 벗고 조깅을….” (자우림의 ‘일탈’ 가사 중에서)

상상해보자. 머리에 꽃을 단 여자. 왜 자우림은 미친 척 춤추기 전에 머리에 꽃을 달라고 노래했는가. 또한 그것은 선보기 하루 전 삭발하거나 겨울밤에 알몸으로 조깅하는 것과 동급이다. 거칠게 표현해 제정신이 아니다. 오랜동안 TV 드라마와 영화 속 소위 ‘미친 여자’ 캐릭터의 손쉬운 연출법은 꽃이었다. 꽃을 한아름 들고 동네 어귀를 어슬렁거리거나 앞마당을 뛰노는 한 여자. 그녀의 머리 한쪽에는 어김없이 꽃이 있다. 실제로 그녀들이 정말 꽃을 좋아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여자는 꽃을 사랑한다. 여성스러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머리에 꽃 단 여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드러내 놓고 ‘나는 여자다’한다. 그녀들의 노골적인(?) 페미닌 스타일링을 따라가본다.



# 페미닌 스타일의 결정체-플라워 헤어 코르사주=이설 공주님 덕분이다. 조금 뻔뻔스럽기도 한 공주패션이 보편화한 것은. 지난 겨울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의 이설 공주(김태희 분)가 착용하고 나왔던 털실로 만든 꽃모양 헤어밴드는 소위 대박이 났다. 그러면서 다양한 응용 아이템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이설은 평범한 여대생에서 공주로 변신하며 더욱 화려한 패션을 선보였는데, 그 중심엔 헤어 코르사주가 있었다.

김태희는 블랙ㆍ화이트ㆍ레드ㆍ핑크ㆍ퍼플 등 다양한 색깔의 꽃장식 헤어 코르사주를 의상에 맞춰 매치했는데 고급스러운 느낌과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함께 보여줬다.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사랑을 믿어요’에서 통통 튀는 코디네이터 명희로 열연 중인 한채아도 매회 다양한 헤어 코르사주를 선보이고 있다. 한채아는 어깨에 닿을락 말락 하는 단발머리에 화이트ㆍ레드 등의 커다란 꽃장식으로 극 중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캐릭터를 표현해내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개성있는 연기로 ‘국민친구’로 등극한 유인나가 MBC 새 수목극 ‘최고의 사랑’에서 여성스러운 웨이브에 꽃, 리본 등 다양한 코르사주를 착용해 화제가 됐다.

패션홍보ㆍ컨설팅 업체인 비주컴의 설수영 실장은 “파격적일 만큼 커다란 꽃이나 리본을 머리나 옷에 장식할 경우 시선을 집중시키고 상대적으로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G마켓에서는 이러한 헤어액세서리 인기를 반영해 1만원대부터 3만원대까지 다양한 코르사주를 판매하고 있다. 밴드, 핀, 집게 등이 달려있어 상황에 따라 브로치나 팔찌로 사용해도 손색없다.

# 웨딩 스타일도 변화-신부들 “왕관대신 꽃 달아요” =헤어 코르사주 유행은 웨딩가에도 불고 있다. 여전히 신부 하면 머리에 쓰는 화려한 티아라가 먼저 떠오르지만 최근에는 헤어 코르사주를 착용하는 경우도 많다.

‘신부가 높은 티아라를 쓰면 결혼 후 남편이 승진한다’는 통설에 얽매이지 않고 부드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신부는 왕관 대신 꽃을 택한다.

듀오웨드 웨딩플래너 김효진 실장은 “요즘 신부는 전반적으로 어려 보이는 스타일링을 원한다”면서 “티아라 대신 머리 한쪽에 코르사주를 장식해 자연스럽고 러블리한 느낌을 연출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전했다.

또한 코르사주는 헤어뿐 아니라 웨딩드레스 자체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단정한 드레스에 커다란 코르사주로 포인트를 주면 세련돼 보인다. 또 신부대기실과 본예식에서 스타일 변화를 주고 싶다면 대기실에선 색깔있는 코르사주를 여러 개 달아 발랄하게 연출한 후 신부입장 때는 코르사주를 떼어 정숙하게 연출할 수 있다.

# 티셔츠에도-캐쥬얼룩의 로맨틱한 변신=봄을 맞아 화사하게 치장하고 싶지만 아직 헤어 코르사주가 부담스러운 사람의 차선책은 티셔츠다. 이것은 원래 ‘옷의 앞부분을 장식하는 생화 조화의 꽃다발’이라는 의미를 가진 코르사주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 것이기도 하다.

‘타미힐피거데님’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패셔니스타 김민희도 최근 화보를 통해 심플한 의상에 꽃장식 포인트를 주었다. 핑크 색상의 체크셔츠를 묶어 날렵한 허리라인을 드러내고, 진주목걸이와 왼쪽 가슴의 코르사주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이때 코르사주는 셔츠와 비슷한 색상인 화이트와 핑크로 선택하고 크기를 다르게 했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캐쥬얼한 옷차림이 로맨틱한 페미닌룩으로 변신했다.

플라워를 모티브로 변형된 장식도 많다. 진짜 꽃 모양이 아니고 우회적으로 표현된 플라워 모티브는 종이접기 하듯 패브릭을 접거나 리본을 둥글게 말아 꽃을 표현한다. ‘TNGT W’의 플라워 모티브 티셔츠는 네크라인 부분에 리본으로 꽃을 만들어 기본 티셔츠에 생기를 불어넣었는데, 프린트가 있거나 컬러감이 있는 숏츠와 잘 어울린다. ‘SJSJ’의 블라우스 또한 패브릭을 접어 만든 코르사주를 달았는데, 전체적으로 셔링을 잡아 꽃과 잘 어울린다.

# 신발에도-코르사주 슈즈 하나면 패셔니스타=사뿐사뿐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의 발등에도 꽃이 피었다. 발끝에서 계속되는 꽃의 향연이다.

최근 ‘소다’가 새롭게 론칭한 수제화 브랜드 ‘네오리즘’에서는 다양한 꽃모양의 코르사주를 앞코 부분에 부착한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슈즈를 선보였다. 가죽 등 슈즈와 동일 소재의 코르사주에 진주나 큐빅을 부착해 차별화했다. 패브릭을 접어 자연스러운 꽃 모양을 낸 제품도 있다.

또 이탈리아 프리미엄 슈즈 브랜드 ‘밴마리아’에서는 오픈토 슈즈나 샌들에 발등을 덮을 정도의 큰 꽃을 달아 드라마틱한 효과를 줬다. 슈즈 하나만으로도 멋스러운 사람이 된다. 이러한 코르사주 슈즈는 소프트한 시폰 소재 블라우스ㆍ스커트와 연출하면 여성스럽게 스타일링 가능하다. 또한 심플한 티셔츠ㆍ청바지와 매치해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면 제격이다.



<박동미 기자 @Michan0821> pdm@heraldcorp.com

[사진=하이컷, 타미힐피거데님, 네오리즘, 밴마리아, SJSJ, TNGT W, 오즈세컨, G마켓, 황정아웨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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