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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그룹 때아닌 ‘계열사’ 고민
“그룹 의존도 낮추라” MK특명 불구

1분기 연계매출 최고 90%까지

계열사 지위가 매출처 발굴 되레 발목

모비스·글로비스 등 대책마련 부심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정몽구 회장의 특별 지시에 따라 그룹 의존도 낮추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올 1분기 매출에서 그룹 관계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게는 70%대에서 많게는 90%를 웃돌았다. 자동차 업황이 좋아 그룹 주력사인 현대ㆍ기아차와 연계된 매출이 갈수록 늘고 있고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덩치가 큰 계열사와도 엮일 수밖에 없어 이래저래 그룹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수년 전부터 틈만 나면 현대ㆍ기아차 등 그룹 주력사에 대한 계열사 매출 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찾으라고 강조하고 있다. 주력사 업황이 나빠지더라도 그룹 전체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 회장 지시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도 방안을 찾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크라이슬러에 모듈을 공급하고 있고 BMW를 비롯한 글로벌 유수업체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현대차그룹 이외의 기업들 운송을 책임지는 3자물류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현대위아 역시 해외 공략을 강화해 현재 75% 수준인 그룹 의존도를 3년 내 65%까지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이들의 그룹 의존도는 쉽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의존도가 올라갈 처지에 놓였다.

현대모비스는 주력인 모듈을 크라이슬러 외에 BMW, 폴크스바겐 등 유럽 업체에 공급키로 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가 외부에서 모듈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델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부품업체와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그 탓에 BMW, 폴크스바겐 등은 현대모비스와 손잡는 것을 포기하고 자체적으로 모듈 전문 업체를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대글로비스도 3자물류를 포함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이외의 매출처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이유로 안정적인 외부 화주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새로 계열사로 편입된 현대건설이 올 하반기 현대글로비스로 부터 용역을 제공받기로 했다. 또 현대ㆍ기아차 자동차 수출 물량의 70%에 대한 운송권을 보유하고 있는 유코카캐리어의 권리가 계약에 따라 2015년 이후 완전히 사라지면 현대글로비스 몫은 늘어나게 된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그룹 의존도는 현재 85% 수준에서 90%를 훌쩍 넘어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그룹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것은 안정적인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부분이 기회인 동시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그룹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 쉽지 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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