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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금융업계 최초의 '중고차 박사' 탄생...아주캐피탈 김형준 과장
생소한 박사학위가 있다. 중고차 박사. 근데 그걸 금융업계 인사가 받았다. 자동차 업계 인사라면 몰라도 금융인이 왜 이 처럼 희귀한 박사학위를 받은 것일까. 주변의 관심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아주캐피탈㈜의 김형준 과장(38. 사진). 그는 최근 중고차 박사가 됐다.

3년 동안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바쁜 회사생활과 학업을 병행한 끝에 지난 2월 ‘중고자동차 매매에 관한 법적 연구’라는 논문으로 대학원 박사 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지난 2006년 회사에 중고차 관련 부서가 생겨 초기 맴버로 일하게 됐다. 하지만 1년 정도 지나 시간이 흐를 수록 지식의 한계를 부딪혔다. 그가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앎의 한계를 넘어서보자는 의욕이었다.

김 씨는 “중고차 분야 업무를 하다보니 이 분야에서 법적인 문제를 참고할 만한 자료나 논문이 하나도 없더라고요”라며 “뭔가 개척되지 않은 분야라는 생각에 좀더 심층적으로 공부해보자는 욕심이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직장을 다니며 공부를 하고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게 쉬운일은 아니다. 그가 선택한 길은 조금 특별했다.





대학원 진학을 하고 싶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학업 병행이 가능한 스케줄의 대학원이 서울엔 없었다. 이리저리 알아보다 가게된 곳이 모교인 청주대.

다행히 학부 시절 교수님들이 제자의 사정을 이해하고 금요일 저녁, 퇴근후에 내려가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그에 맞는 커리큘럼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 역시 학부 동기들이 사정을 이해하고, 수업시간을 그에게 맞춰주면서 가능했다.

우여곡절 끝에 박사로의 여정은 지난 2008년 3월을 시작됐다.

그는 “석사학위를 마치고 7년 동안의 공백 기간을 보내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며 “주변의 도움으로 7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인 만큼 중고차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를 시작하는데 도움을 준 주변 인물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중고차 박사 학위 취득에는 중고차 금융팀장을 비롯해 감사실장까지도 나섰다.

“모교로 가서 교수님들을 찾아뵙던 날이었어요. 제 사정 얘기를 들으신 지도교수님께서 서울의 큰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선배가 다시 모교를 찾아와 공부를 하겠다는 것 자체로 지금 학교를 다니는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결코 꾀를 부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회사 동료의 지원도 큰 힘이 되었다. 지방으로 공부하러 다닐 시간에 회사생활에 충실하라는 따끔한 질책을 할 법도 한데 3년간 어느 누구 하나 “공부는 왜 하는데?”라는 질문 한 번 한 적이 없었다. 간혹 화요일이나 수요일로 옮겨지는 수업 시간에 맞춰 연차 신청도 언제든지 받아주었다고 한다.

그의 자리 한편에는 지난 3년의 결실을 담은 ‘중고자동차 매매에 관한 법적 연구’라는 갈색 표지의 박사학위 논문집이 있다.

앞으로 개인 블로그를 개설해 그 동안 배운 지식 등을 온라인 상에서 많은 소비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김형준 과장. 아직 다음 목표를 정하진 않았지만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언제든 어떤 분야든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양규기자 @kyk7475>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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