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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기암 투병중에도 야구사랑…두산 팬 이환 씨의 ‘아름다운 외출’......“두산이 KS우승하는 날 보러올게요”
어린이날인 5월 5일 LG-두산전이 열린 잠실야구장, 1층 1루쪽 VIP석에는 또 다시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30년째 베어스의 열성팬인말기암 환자 이환(41)씨(본지 2010년 10월11일 30면 참조)가 208일만에 다시 가족들과 함께 잠실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주)두산 박용만 회장의 초대였다.
지난해, 이환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던 박 회장은 이후로도 이씨의 근황을 여러번 살폈다. 그러던 중 트위터를 통해 지난 4월, 이씨가 아직까지 말기암과 싸우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또 한번 두산 경기를 직관할 수 있도록 가족, 주치의를 포함, 총 6명에게 VIP석(장당 5만원)을 제공했다.
이날, 아내 천은숙(36)씨와 아들 이민욱(13)군을 동반해 야구장을 찾은 이환씨는 “아내와의 첫 데이트도 1996년 어린이날 잠실경기였다”며 “그때도 LG와의 더블헤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로부터 벌써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며 술회했다. 아내 천씨도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남편이 병에 걸린 이후 야구장에 한 번 밖에 못왔다”며 “정말 오랜만의 야구장데이트”라며 웃었다.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것은 아들 민욱군. 그는 “지난 번에 경기장에 와서 선수들과 사진도 찍고 갔더니 학교서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했다”며 “아버지가 어서 나아 야구보러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8회까지 쫒고 쫒기는 접전이 계속됐다. LG가 1점을 달아나면 두산이 1점을 쫒아가는 형국이었다. 승부가 갈린 것은 8회, 이병규가 악송구를 틈타 1루로 진루한 이후의 일이었다. 이후 LG는 8회에만 11명의 타자가 타석에 나오면서 8점을 대거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이씨는 8회까지 경기를 관람한 후 몸이 나빠져 병원으로 돌아갔다. 약을 바꾸며 병세가 잠시 호전됐던 이씨는 지난 달 말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면서 현재 병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씨는 “병원장님과 함께 4번째 야구장에 왔는데 항상 다이나믹하게 경기하다 역전해서 이겨왔다. 경기는 이날 처음 진 것 같다”며 “하지만 경기는 아직 많이 남았지 않나? 두산이 꼭 이번 시즌 우승을 해낼 것이라 믿는다. 그날까지 건강을 회복해 꼭 두산이 우승하는 경기를 보러오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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