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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게소 들른 증시, 일단 좀 더 가보자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 공개시장회의(FOMC)는 밋밋하게 끝났다. 글로벌 증시도 완화적 통화정책의 지속에 화답하는 모습이다. 달라진 게 없는만큼 잠시 주춤했던 자동차, 화학 주도의 증시 상승은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사상 처음으로 열린 연준리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는 피해갈 수 없는 ‘긴축’과의 조우가 구체적으로 언급된만큼 하반기 이후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준비가 요구된다.

27일(현지시간) 열린 버캥키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요약하면 ‘경기회복 빠르지 않아 완화정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와 ‘인플레 부담으로 긴축의 가능성은 열려있다’의 두 가지다.

일단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로 유동성 장세의 지속을 예상할 수 있다. 아울러 경기회복이 빠르지 않다는 것은 증시 최대 업종인 IT의 실적개선 기울기가 가파르지않음을 암시한다. IT는 미국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종이다.

긴축의 가능성과 방법에 대해 언급한 것은 글로벌 유동성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전망이다. 현재의 유동성 장세를 즐기면서도, 긴축환경에 미리 준비하려면 수익은 확실하고, 유동화는 쉬운 ‘게릴라식’ 투자전략이 제 격이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 주도주인 자동차와 화학의 선전도 재개될 전망이다. 이틀째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지만 시장환경이 바뀌지 않은 데다, 아직도 두 업종은 가장 확실한 이익모멘텀이 존재한다. 최근의 조정은 포트폴리오 내 두 업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진 데 따른 재조정(rebalancing) 성격이 강하다.


홍기석 삼성운용 팀장은 “주가 급등으로 포트폴리오내 비중이 크게 불어나다보니 이를 조금 털어내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주도주를 바꾸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 주도주 팔고 딱히 살 것도 없다.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모습에 대한 확인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기존 주도주 중심의 시장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기봉 유진자산운용 전무도 “화학은 아직도 이익이 늘어날 여지가 더 있다. 주가도 더 오를 수 있다. 자동차도 가동률이 꽉 찼지만 2분기까지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상승 폭은 제한되겠지만 이번 조정으로 오를 여지는 생겼다”고 분석했다.

최근 반짝 랠리를 보이고 있는 IT와 금융은 어떨까? IT의 경우 미국 경기가 완만한 회복을 보이는 데 따라 완만한 실적개선이 가능할 수 있다. 특히 국내 IT업종의 두 축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원자재 성격의 가격흐름을 보이는 만큼 미국 경기와 동행한다. 금융의 경우 분명 가격 매력은 있지만, 부동산PF와 저축은행 문제, 물가부담 등을 생각하면 불확실성이 크다.

수급 부문에서 유동성 환경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영미계가 독점하던 수급 주도권은 신흥국 자금과 국내 자금이 나눠갖는 형태가 될 수 있다. 영미계 자금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투자매력은 이제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UBS는 “한국과 대만 등 수출주도국으로 흘러갔던 글로벌 유동성이 태국, 인도네시아 등 내수가 뒷받침되는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이다. 글로벌 성장속도가 완만해 수출증가 폭이 예전같지 않으며, 환율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자동차 보고서를 통해 “나쁘지는 않지만, 더 오를 여지는 적다. 연말께 일본의 경쟁사들이 제 궤도에 복귀하면 그 동안 누렸던 수혜를 상당부분 반납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운용 대표는 “중국 등 신흥국 자금의 국내 투자를 눈여겨 봐야한다. 이들은 한국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지 얼마되지 않아 주요 업종대표주에 대한 수요가 아직 남았다. 특히 신흥국들은 자국 통화 강세여서 해외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함께 강세가 진행되는 원화자산은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물론 랩, ELS, ELF 등 다양한 형태를 통해 국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펀드도 환매의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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