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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필수서 빠진 한국사, 다시 '반쪽교육'?
내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현 중학교 3학년부터 한국사를 필수로 이수하도록 하는 역사교육 강화 방안이 발표되자 학계와 교육계는 일제히 “당연한 조치”라며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입에 필수로 포함되지 않는 수업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이 잇달았다.

이성호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우리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잘된 일이고 당연한 것”이라며 “선진국들 처럼 자기 역사를 가르치는 데 그치지 말고, 세계 역사 속에서 비춰진 우리 역사를 같이 다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독도를 향한 일본의 야욕을 저지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을 펼쳐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외국의 교과서나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한국사가 거의 소개되지 않거나 잘못 나온 곳이 태반”이라며 “학생들이 한국사를 제대로 모르면 다른 나라의 이같은 실수를 어떻게 지적하고 바로잡을 수 있겠냐”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한국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사회탐구 영역 내 선택과목 중 하나로만 머무르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오수창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수능 시험에 필수로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할 지 의문”이라며 “지금도 거의 모든 학생들이 선택으로라도 한국사 배우고 있지만 이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어 “한국사 성적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고교를 졸업할 수 있다던가 대학 입학 자격을 주는 것 등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형 양정고등학교 교사도 “현재 고교 1학년 학생들은 국어, 영어, 수학까지도 선택과목으로 배우고 있지만 이들 과목은 대입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수업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교 수업이 대학 입시를 따라가는 게 우리나라 현실인데, 대입 반영 없는 한국사 수업이 얼마나 실효성 있겠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서울대가 한국사 성적을 대입에 반영하는 것처럼 국공립대 등 일부 대학에서 한국사를 반영하면 수험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사만 필수로 지정한 상황이 오히려 모양새가 이상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오세운 회장은 “현재 모든 과목이 선택인 상황에서 한국사만 필수로 지정하면 다른 과목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한국사 교육에 대한 해법은 문제풀이 위주의 국영수 교육보다 이해력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전환하면서, 한국사에 대한 이해를 끌어올리는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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