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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카이라이프 재송신 중단 현실로...62만명이 분통
“TV에 김이 서린 느낌이다. 화면이 뿌옇고 흐릿하다. 기껏 HD 상품을 신청했는데 이 정도 화면 밖에 못보나.”

14일 아침 TV를 켠 수도권 지역의 62만명 스카이라이프 시청자들은 뿌옇게 변한 11번 MBC 채널에 이런 불만을 터트렸다. MBC가 이날 오전 6시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HD 방송신호 제공을 중단했고, 스카이라이프는 MBC HD가 방송되던 11번 채널에 MBC SD(표준화질) 방송신호를 대신 내보내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선 MBC 채널을 HD화질에서 SD급으로 저하된 상태에서 보고 있는 셈이다.

선명한 HD 화면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은 이런 변화가 편치 않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박모씨(40)는 “안경을 벗고 TV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HD 화면을 오래 보다보니 흐릿한 화면이 익숙치 않다”면서 “아무래도 11번 채널을 보는 빈도가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강모씨(64ㆍ여)도 “거실에 있는 대형TV로는 HD 화면과 SD(표준화질)의 차이가 더 크다. 거실 TV로는 더 이상 11번 채널을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가장 보편적인 HD 상품 요금은 1만3000원, SD상품은 1만2000원이어서, 추가 요금을 내고도 저화질 화면을 봐야하는데 대한 시청자 불만도 만만치 않다.

시청자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 및 확대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MBC에 이어 SBS도 “오는 25일부터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HD 재송신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기 때문이다.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KBS가 재송신 중단을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월 중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스카이라이프는 “빠른 시일 내에 MBC와 협상을 재개할 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양측은 2008년 3월 수도권의 HD 방송에 대해 스카이라이프 측이 MBC에 일정 금액의 가입자당 요금을 지불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으나 계약 내용에 대한 의견 차로 갈등을 겪어왔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6일 ‘MBC의 재전송 중단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서울 남부지방법원은 12일 이를 기각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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