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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새론, 여배우의 존재감
‘명품 아역’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아역의 범주를 뛰어 넘은 온전한 배우의 존재감을 지닌, 어린 ‘배우’다. 영화 ‘아저씨’에 함께 출연한 배우 원빈은 그를 두고 “아이가 아닌 여배우의 눈빛을 한 친구”라고 표현했다. 원빈을 ‘딸바보’로 만들었던, 김새론(11) 양이 이번에는 브라운관으로 옮겨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역 배우 대신 그냥 배우라고 생각할래요.”

12일 본지와 전화인터뷰에서 새론 양은 “나는 배우”라고 당차게 말했다. ‘아역’ 하면 어디서든 귀여움 받는 대상이다. 조금 어설퍼도 ‘어리니까 뭘 해도 예쁘다’는 따뜻한 시선도 아역이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새론 양은 스스로 ‘배우’라고 말한다. 아이답지 않은 진중한 태도로, 배우에 대한 확고한 자의식을 드러낸다.

“아역의 이미지는 반짝반짝하고 예쁘고, 귀엽고, 깜찍한 걸 말하잖아요. 저는 그런 게 아니라 이미지 상관 없이 작품만 보고 하거든요. 아역이라는 이미지에 갇히긴 싫어요.”

그렇다면 배우가 무엇이냐고 묻자 “배우는 자신을 버리고 그 역할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며 “고현정 선배님처럼 역할마다 가지각색으로 연기가 달라지는 모습이 가장 배우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론 양은 첫 드라마인 MBC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극중 정신연령 7세의 바보 아빠(정보석)와 살면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봉우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청각장애인 엄마(김여진)와의 대화를 위해 따로 수화를 배우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으며, 극중 감정신에서는 특유의 감정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새론 양은 어린 아이 특유의 맑고 순수한 눈망울로 표현하기 힘든, 눈빛의 깊이를 갖췄다. 서늘함과 따스함, 빛과 어둠을 눈빛으로 조율해낸다. 영화 ‘아저씨’에선 건조했고, 이번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선 한없이 촉촉했다. 원빈은 “사람들에게 진심이 전달되는 눈빛을 하고 있다. 여배우의 눈을 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천진난만한 눈빛으로 바뀐다”고 말한 바 있다.

다채로운 눈빛과 동시에 특유의 자연스러움도 새론 양의 매력이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틀에 박히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연기를 안 배웠다”는 그는 “첫 영화였던 ‘여행자’에서는 대본도 없이 즉흥연기를 했다.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가 마음까지 깊이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론 양은 드라마를 마친 소감으로 “영화는 정성으로, 여유를 가지고 연기에 만족할 때까지 할 수 있지만, 드라마는 빨리빨리 진행되더라”며 “하지만 드라마를 처음 하면서 연기에 대해 한 걸음 나아간 것 같아 기분 좋다”고 했다.

연기 말고 일상에서의 모습은 어떨까. 한때 원빈의 노트북 선물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렸다가 악플을 받은 새론 양은 어른 못지않은 현명한 대처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저는 노트북을 자랑하는 게 아니고, 한 번 스쳐 지나가는 아이인데도 챙겨주시는 아저씨가 따뜻하고 좋은 분인 걸 표현하고 싶었다”는 말로 악플에 대처한 그는 “항상 좋은 말만 들으면서 살 수 없는 거다. 이런 일에 상처받으면 앞으로 연기를 못할 것 같았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 생활을 하자니,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이럴 땐 친구들과 시간을 갖고, 그 또래의 평범한 아이로 돌아간다. “친구들 하고 같이 스티커 사진 찍거나, 놀이기구를 타러 가요.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그러다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웃음)”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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