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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의 불청객, 황사말고 또 있었네!
완연한 봄 날씨로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벚꽃놀이, 야유회, 소풍 등 바깥 외출이 잦아지면서, 외식하게 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서늘한 아침과 달리 낮 기온이 크게 상승하면 음식물 취급 부주의로 인한 식중독 발생이 증가하기 때문에 건강관리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식약청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식중독 발생이 가장 증가했던 시기가 4~6월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름에 식중독이 가장 많다는 통설과는 달리 봄부터 이른 여름 사이 식중독이 많았다.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내과 이향림 과장과 함께 봄철 식중독 및 예방에 대해 알아보자.

▶햄, 돼지고기, 김밥 등이 식중독의 주요 감염경로=야외활동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음식인 김밥, 샌드위치 등은 식중독 발생의 주요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식중독은 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균이 배출하는 독성에 의해 발생하며, 국내에서 발생하는 식중독은 살모넬라균원인성, 황색포도상구균원인성, 장염비브리오균원인성 순으로 이들 세 가지가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이들 균은 주로 햄이나 김밥, 돼지고기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와 독소를 내뿜는다.

살모넬라균은 오염된 돼지고기, 튀김류, 김밥, 닭고기, 햄 등이 원인이며, 식품뿐만 아니라 개ㆍ고양이에 의해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증세는 심한 복통과 함께 고열ㆍ구토가 나타나고, 물 같은 설사나 피가 섞인 설사를 한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한 번 음식에 들어가면 섭씨 100도에서 30분간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 장독소를 만든다. 따라서 포도상구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는 경우엔 끓여서 먹는다 해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크림이나 샐러드ㆍ햄 등이 실내에서 오래 방치되면 균이 증식하여 독소가 발생한다. 증세는 갑자기 심한 구토와 물 같은 설사, 경련ㆍ쇠약감 등이 나타난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염분이 높은 바닷물에 존재하면서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면 활발하게 번식하고, 오염된 어패류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교차오염 등으로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킨다. 주로 오염된 어패류(생선회, 생선초밥, 굴, 조개 등)를 날것으로 먹었을 경우, 오염된 칼, 도마, 행주 등 주방기구를 통한 교차오염과 오염된 식품을 만진 조리자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주요 증세로는 음식 섭취 후 6~48시간 내에 설사, 복통, 발열, 두통, 메스꺼움을 동반한 구토증세 및 근육통이 발생한다.

몇년 전 학교 급식을 통해 유명세를 탄 O-157 대장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장기에 서식하면서 설사나 복통, 혈변 등의 증세를 일으키는 대장균의 하나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주로 감염된 쇠고기나 우유, 오염된 퇴비로 기른 야채 등을 통해 전염되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약자는 위험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음식은 충분히 익히고 날 것 썬 칼로 딴 음식 썰면 안돼=식중독균은 대체로 열에 약하고 저온에서 잘 번식하지 못하므로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고 남은 음식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날음식과 조리된 음식을 따로 보관하고 날음식을 썬 칼과 도마는 다른 식품을 자를 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서울시 북부노인병원 내과 이향림 과장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들은 소화기관뿐만 아니라 관절염, 뇌막염 등 치명적인 질병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면역력인 약한 노인들의 경우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노인이 식중독에 노출되어 설사를 동반할 경우 탈수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수분 보충을 해야 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액요법을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설사가 심하다고 무턱대고 지사제를 사용할 경우 장내 독소의 배설을 막아 체내 독소가 쌓여 더 큰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식중독의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 손실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수액 공급 등의 대증요법이 주요 치료방향이 되며, 혈변이나 점액성변, 혹은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항생제의 사용이 고려된다.

식중독은 예방만 잘해도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만큼이나 예방이 중요하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식사 전에는 항상 깨끗이 손을 씻고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음식물은 되도록 익혀 먹도록 하며, 조리한 음식물의 경우도 장기간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외식을 하거나 각종 모임에 참석해 음식을 섭취할 경우에도 쉽게 상할 수 있는 음식이나 오래된 듯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생선, 야채, 샐러드, 깎지 않은 과일 등의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깨끗한 물로 세척하거나 조리해야 하지만 오염이 의심될 때에는 물을 끓여 사용해야 한다.

사람이 활동하기 좋은 계절인 만큼 식중독균 역시 세균 증식이 왕성해지기 때문에 김밥, 도시락 등 음식물을 섭취할 때는 가급적 1회분만 준비하고, 이른 시간 내에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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