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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루폰 국내에선 찬밥?
그루폰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공개된 그루폰의 기업가치가 250만달러(약 28조원)로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한국에 상륙한 그루폰코리아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루폰코리아가 서비스 첫 날, 야심차게 내놓은 상품은 유명 온라인 쇼핑몰 ‘위즈위드’의 5만원 상품권 반값 쿠폰이었다. 이날 그루폰은 5000장의 목표 판매량을 달성해 소셜커머스 업체 일일실적에서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업계의 기대만큼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진 않았다. 상위권에 올라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 사이트들이 판매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품이 동이 나는 데 반해, 이날 그루폰의 상품은 마감 시간이 임박해서야 겨우 매진됐다.

물론 ‘위즈위드’가 20~30대 여성 고객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사이트이고 반값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경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상품선정에 만족스러워하는 고객들도 많았다. 하지만 특정 온라인쇼핑몰의 상품권이 놀이동산 자유이용권이나 외식상품권과 같은 상품들보다 선뜻 손이 가기 어려워, 오픈 첫날 상품으로는 적합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상품 선정과는 별개로 또 다른 잡음이 그루폰을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했다. 이날 거래가 마감되는 15일 0시부터 쿠폰이 발송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발송이 이뤄지지 않자 소비자들의 문의가 폭주했던 것이다. 오전 11시 30분이 돼서야 쿠폰 발송이 이뤄졌다. 이 같은 사고는 그루폰코리아가 ‘소비자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경쟁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다소 실망스런 출발이다. 



소비자들은 “그루폰 코리아, 실망입니다. 딜을 제대로 검증이나 하고 계약을 한 건지. 소셜커머스(라 주장하는) 업체에서 다양한 딜 많이 구매해봤고, 웬만한 마사지샵도 많이 가봤지만. 이런 최악의 서비스는 처음입니다.” “상품이나 판매방식이나 기존의 사이트들이랑 크게 다른 점을 잘 모르겠네요” “음.. 살만한 것도 없고 감동도 없네요. 이게 소셜커머스의 한계는 아닐텐데요”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25일 소셜커머스 통계 사이트 소셜커머스코리아에 따르면, 그루폰코리아는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위메이크프라이스)의 뒤를 이어 업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랭키닷컴에서는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의 3강 체제는 그대로 유지됐으나, 그루폰은 19위까지 밀려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25일 기준)

물론 그루폰코리아가 문을 연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그 성과를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오픈 직후 들려온 쓴소리들은 그루폰에 쏠린 업계의 기대와 관심이 그만큼 높았다는 얘기도 된다. 또 ‘판매 종료 후 7일간 환불이 가능’한 그루폰의 정책은 기존 소셜커머스에서 환불이 어려웠던 점을 떠올린다면 획기적인 고객 중심 정책으로 볼 수 있다. 

그루폰코리아 상품 Q&A 게시판 캡쳐화면


소비자들에겐 그루폰이 기업가치 28조 원의 영향력 있는 업체라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 선택 시 얼마나 매력적인 상품이 얼마나 싼 값에 판매되느냐가 그 척도라고 말한다. 따라서 신생 업체인 그루폰코리아의 과제는 세계적인 소셜커머스 업체를 모태로 둔 업체로서 상품 선정에 혜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한편, 국내에서 소셜커머스를 표방한 업체들은 많지만, 제대로 된 소셜커머스 업체는 없다. 본래 ‘소셜커머스’는 할인을 받기 위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구매자를 모으면서 생겨난 상거래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 소셜커머스는 일반적인 온라인 공동구매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그루폰이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소셜(Social)’의 의미를 부활시키길 기대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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