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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걸린 내 아이, 항생제 대신 물과 미나리 먹이자?
아이가 아플 때 부모라면 안절부절 못하기 마련이다. 열이 오르기 시작한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여도 될까, 기침이 멈추지 않는 아이에게 항생제를 먹여도 될까 고민은 끝나질 않는다. 요즘 같은 환절기나 감염성 질환이 유행할 때면 자주 맞닥뜨려야 하는 이런 선택의 기로에서, 요즘 엄마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옳은 방법일까?

함소아한의원에서 지난 일주일 간 ‘아이가 아플 때, 엄마로서 이런 적 있다’라는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엄마들은 감기 등 아이 질환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을 꺼리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MBC불만제로 방영 등으로 인해 무분별한 항생제 처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엄마들 사이에서도 항생제를 경계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대부분의 (세균성 감염이 아닌) 감기에는 항생제가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133명(60%)이, ‘동네 소아과 중 항생제를 덜 처방해주는 곳을 수소문했었다’고 115명(51%)이 답했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후 약국에서 항생제가 있는지 물어보고 빼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 말한 엄마들도 있었다.

그러나 133명이 ‘대부분의 감기에 항생제가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답한 반면, 113명이 ‘어쩔 수 없이 항생제를 먹인다’고 답변하여 의식과 실제 생활 속에서의 행동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아이를 돌볼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빨리 낫게 하려는 마음에 그만...”,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들한테 옮으면 안 되니 병원에 갔다 오라고 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라는 등, 덧붙인 답변에서 엄마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을 토로했다. 아이가 폐렴, 열성경련 등 질환 경력이 있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이게 된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고열은 아이가 눈에 띄게 힘들어하는 대표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해열제의 경우에는 사용하는 엄마들이 많았다. ‘아이가 열이 오르기 시작하면 바로 해열제를 먹인다’고 151명(68%)이, ‘해열제를 먹여서 우선 열이 내리면 안심된다’고 180명(81%)이 답했다. 해열제를 먹이는 때에 대해서는 열이 38℃만 넘어도 먹인다, 미리 먹여서 더 오르지 않도록 진정시킨다고 답하기도 해 열을 겁내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아플 때 바로 항생제나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수원시청 함소아한의원 변순임 대표원장은 “이는 앞으로 아이가 평생을 가져가야 할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라며,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는 아이 병에 대처하는 엄마의 생각과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엄마들은 아이가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리는 등, 감기 증상을 보이면 두려워한다. 이에 대해 변 원장은 “증상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라며, “아이 몸이 나쁜 기운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한다.

찬 기운이 들어오면 코는 온도를 높이거나 공기 흐름을 차단하여 폐에 나쁜 영향이 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이 과정에서 콧물이나 코막힘이 나타나는 것이다. 기침 또한 폐를 보호하기 위해 기관지에서 점액 분비를 늘렸다가 이를 밖으로 빼내려는 현상이다.

열도 마찬가지다. 열은 감염 요인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몸이 대사 작용을 촉진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변 원장은 “해열제로 열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면 몸속 바이러스는 더욱 활기를 띈다”며, “결국 증상만 감출 뿐 우리 몸을 더 허약하게 만드는 꼴이 된다”고 지적한다.

설문에 참여한 엄마들 중 대부분은 아이에게 항생제를 먹이는 이유를 ‘빨리 낫게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 아이들이 보통 항생제를 접하게 되는 이유인 ‘감기’는 80% 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이런 질환에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항생제는 폐렴 등 감기로 2차 합병증이 심해졌을 때만 의사의 처방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내성이 강해질 뿐 아니라, 유산균 등 우리 몸속 유용한 세균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감기를 앓을 때는 손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충분히 쉴 수 있게 해 스스로 감기를 이겨내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면역체계는 병에 대한 경험을 쌓고 면역력을 키우게 된다. 열은 대소변으로 빠져 나가니 열이 나는 동안은 평소보다 물을 두 배 정도 먹이고, 대변도 매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먹이면 콧물이나 가래를 잘 배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질 좋은 제철 음식은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특히 봄에 제철인 미나리, 쑥, 두릅 등 쓴 나물들은 소화도 잘 되고 열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어 제격이다.

변 원장은 “평소 오미자, 생강, 영지버섯으로 만든 한방차를 먹이면 호흡기를 튼튼하게 하는 데 좋다”고 조언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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