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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인 ‘눈’에 비친 중국인
사진작가 힐스트 상하이展

시골마을 서민의 일상 포착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한 가정집 테이블 위에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낸 양 한 마리가 통째로 올려져 있다. 회색빛 화가의 작업실엔 창 밖을 내다보며 사색에 잠긴 예술가가 앉아 있고, 시골 노인은 흔들의자에 앉아 낡은 텔레비전을 보며 망중한을 즐긴다. 이는 독일 사진작가 로버트 반데르 힐스트의 눈에 비친 중국인의 일상 풍경이다.

힐스트는 2004년 이후 엘르, 마리끌레르, 보그 등 패션 잡지들에 지구촌 서민들의 일상을 주제로 사진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왔다. 그가 이번에는 중국 인민들의 삶에 렌즈를 맞췄다. ‘중국인 삶의 내부’란 주제로 현재 상하이에서 전시 중인 힐스트의 작품들은 꾸밈이 없으면서도 마치 회화와 같은 생생한 표현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평을 받는다.

힐스트는 “길거리에서 스치듯 보게 되는 풍경이 아닌 사람들의 실생활에 근접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뿐 아니라 시골마을의 허름한 가옥을 고루 다니며 인민들의 일상을 포착했다. 그는 “그림 한 점도 사치스러운 촌로들이었지만 갈라지고 색이 바랜 벽을 내보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면서 “그런 모습에 삶의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독일 사진작가 로버트 반데르 힐스트가 이번에는 중국인의 일상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사진은 ‘작업실의 예술가’ (2004).

힐스트의 작품을 전시하는 상하이 ‘m97’ 갤러리의 스티븐 해리슨 대표는 “힐스트의 작품은 단색화법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절제돼 있지만 절묘한 명암 사용으로 사진이 아닌 그림과 같은 느낌을 준다”면서 “서양인의 눈에 비친 중국인의 일상을 담은 흔치 않은 사진 작품이란 점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유지현 기자/ 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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