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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분 법안 낮잠…아동성범죄 대책 겉돈다
‘3월의 악몽’ 김길태·김수철 사건 엊그제 같은데…
23개 관련법 국회서 계류

인력차출 놓고 경찰 갈등

예산타령 특별수사대 해체

학교주변 성추행 잇따라


지난해 김길태ㆍ김수철 사건 등 가녀린 생명을 유린하는 아동 대상 성범죄가 잇따라 터져 나와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4년 전 3월은 성범죄는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놀다 납치돼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의 바람을 뒤로하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혜진이와 예슬이의 억울함이 사무쳤었다.

아동ㆍ청소년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각계가 대책을 쏟아냈지만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아이를 둔 부모는 제2의 김수철, 정성현(혜진, 예슬 살해범)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빌며 운을 바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각계의 대책은 대부분 캐비닛 안에서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해 3월 김길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의원들이 발의해놨던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9개를 논의를 거쳐 대안 통과시켰다. 또 김태원 의원 등 16명이 발의한 개정안도 수정 통과시켰다. 이로 인해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하고 전자발찌 착용 기간을 늘리는 등의 대책이 마련됐다. 아동 대상 성범죄에 음주를 감경 사유에서 배제하고, 형량을 높이는 등의 조치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후에 제안된 ‘아동 성보호법 개정안’ 22개와 ‘아동 성폭력 범죄자의 외과적 치료에 관한 법안’ 등 총 23개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표 참조

매년 반복되는 여야 간의 정쟁은 법안이 발의된 지 1년이 되도록 소관위원회에서 검토조차 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국회뿐 아니라 김수철 사건 이후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던 경찰이나 여성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등도 애초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유독 아동 대상 성범죄가 많았던 3월, 입학과 개학까지 겹쳐 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데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던 정부 대책은 헛돌고만 있다. 하교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 하는 모정(母情)이 안쓰러워 보인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경찰은 지난해 6월 아동 대상 성범죄를 전담할 성폭력특별수사대를 발족했지만 7개월여 만에 슬그머니 해체시켰다. 수사대는 인력 차출 등을 놓고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제대로 운용할 만큼의 예산도 확보되지 않아 결국 단명했다는 후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안전강화학교를 지난해 1000곳, 올해 600곳을 추가해 1600곳까지 확대하고 이 중 480교에 무기 휴대까지 가능한 청원경찰을 배치하겠다고 했지만 시ㆍ도교육청이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명한 상황이다. 초등학교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계획도 2014년까지 점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지만 모니터할 인력이나 예산 문제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결국 이 같은 구멍은 지난달 서울 길음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7세 여아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는 배경이 됐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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