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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영화>이용만 당하는‘ 찌질이’임창정…왠지모를 연민이
영화 ‘사랑이 무서워’(감독 정우철)는 그동안 코미디영화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희극연기를 보여준 임창정의 진가가 잘 발휘된 작품이다. 임창정은 ‘색즉시공’부터 ‘청담보살’ ‘불량남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코미디영화에서 별 볼 일 없는 직업과 외모, 일견 소심하고 무능력한 면모의 인물을 맡아 출중한 미모나 잘나가는 여성을 흠모해 결국은 사랑을 이루는 역할을 해왔다. 평범한 남자들이 가지는 허세와 순정, 엉큼한 속내를 드러내 얻은 공감은 객석에서 자연스레 웃음을 끌어냈다.

‘사랑이 무서워’에서의 임창정도 마찬가지다. 그가 연기하는 상열은 홈쇼핑 시식모델이다. 식품 판매 생중계 중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걸로 돈을 번다. 외모든 학벌이든 딱히 내세울 게 없다. 그런데 그에게 한눈에 들어온 여성이 있다. 동료 홈쇼핑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상열과는 다르게 눈부신 외모를 가진 소연(김규리)이다. 상열로서는 언감생심, 생방송 중 그녀가 먹여주는 상추쌈으로 짝사랑의 마음을 달랠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소연이 상열에게 술 한 잔을 청한다. 

감지덕지하며 소연의 술 상대가 돼 이런 저런 얘기와 함께 술잔을 꼬박꼬박 받아먹던 상열은 인사불성이 된다. 깨어보니 낯선 호텔방에서 알몸으로 누워있는 상열. 필름이 끊긴 지난 밤 “역사를 이루었다!”고 철석같이 믿지만 소연에게 다가갈수록 되돌아오는 건 퉁명스런 대꾸뿐이다. 알고 보니 소연의 진짜 사랑은 같은 홈쇼핑에서 근무하는 PD였던 것. 연인과의 관계가 풀리지 않는 소연은 남모를 속셈을 갖고 상열을 이용하기로 하면서 상열의 인생은 꼬여만 간다. 


임창정의 능숙한 코미디 연기에 늘 뒤따르는 것은 남자의 순애보, 순정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이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임창정은 저 혼자 좋다고 쾌재를 부르다가 결국은 잘난 사람들에게 구박당하고 경멸을 받는 것에도 모자라 뒤통수까지 맞고 눈물을 흘린다. 그래도 한 여자에 대한 사랑만은 변함이 없다. 이 영화에서 임창정은 ‘찌질하지만 착한 남자’로 결국은 행복한 결말로 보상받는다.

전체적으로는 말랑말랑하고 착한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면모가 강하지만 불쑥불쑥 화장실 유머가 끼어든 섹스 코미디 같은 요소도 있다. 극중 주인공의 친구를 통해 성적 소수자의 사랑도 우스개의 소재로 삼았다. 임창정의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들은 부담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이지만 착한 로맨스 영화로서의 요소와 동성애 소재 개그 등이 아주 매끄럽게 섞여들진 않아 아쉬움을 준다. 15세 이상 관람가. 10일 개봉.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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