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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큰시장 열렸지만…‘신데렐라法’ 불씨 여전
오픈마켓법 국회통과 눈앞…게임산업 영향은
법사위서 셧다운제 보류

4월 임시국회서 재논의키로


외산 게임 이용땐 속수무책

국내업체만 역차별 우려

게임코리아 족쇄 될수도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셧다운제를 담은 이른바 ‘신데렐라법(청소년 보호법 개정안ㆍ 이하 청보법)’을 보류시켰다.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의 사전 등급 심의를 완화하는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하 게임법)’은 다행히 이날 법사위를 통과, 본회의 의결을 앞뒀다.

문제는 신데렐라법이 이르면 4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여성가족부의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 특히 신데렐라법은 게임 규제라는 상징성이 커 개정되는 게임법의 발목까지 붙잡을 공산이 크다.

애초 취지와 달리 청보법과 게임법은 사실상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에 셧다운제를 적용하고, 청소년 회원가입 시 친권자의 개인정보까지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게임 규제법’이 돼 버렸다. 모바일게임, 외국 게임의 경우 실효성이 없는 데다 면밀한 규제영향평가와 별도의 위헌성 검토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

▶‘게임 시장 거꾸로 전봇대’… 무차별 적용= 최근 한국입법학회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사업자(넥슨 등), 모바일게임 제공자(게임빌 및 개인 개발자), 모바일콘텐츠 중개 사업자(네이트온 등), 게임물 판매 오픈마켓 사업자(옥션, G마켓 등), 인터넷 포털(NHN, 다음 등), 언론사ㆍ금융기관(홍보용 게임 제공), 네트워크 제공하는 콘솔게임업체(MS, 소니 등), 앱 오픈마켓 운영자(애플, 구글 등), 앱 제공 휴대폰 제조사 및 이통사(삼성전자, LG전자, KT, SKT 등) 등이 모두 청보법에 의한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다. 개정 청보법 23조 4(셧다운제)에서 그 대상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을 제공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를 통해 전체 이용가로 분류된 게임도 청보법 체계상 셧다운제의 대상이 되는 ‘유해 매체물’로 간주될 수 있다. 여성가족부 조린 사무관은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모든 게임이 해당된다. 외국 기업이더라도 우리나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면 당연히 국내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전면 도입은 ‘반대’
=16세 미만 청소년이 이 시간대에 온라인게임을 이용하는 비율은 전체 청소년 게임 이용의 0.1%에도 못 미친다. 이덕주 경희대 교수와 신홍균 국민대 교수의 연구에서도 강제적 셧다운제 비용 대비 편익 값은 0.41~0.88로 나왔다. 비용 대비 편익이 작다는 것이다. 게임산업협회는 셧다운제 도입을 위한 업계 부담 비용을 약 2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외 개발자, 해외 서비스업체는 규제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결국 국내 게임사 및 개발자들만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는 30만개 앱 가운데 약 25%가 게임이며, 그중 80%는 해외 개발자 및 업체의 게임으로 추정된다. 청소년이 외산 게임을 이용하거나 부모 계정으로 게임을 한다면 아예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작년에 워낙 (게임 중독) 사고가 많이 터져 최소한도의 규제는 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지만 셧다운제는 온라인 PC게임에 한정해서만 적용해야 한다. 나머진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여성가족부 측은 “시행해 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심야시간에 게임을 안 하고 잠을 자면 청소년들의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복 규제에 청소년ㆍ부모까지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개정 게임법은 만 18세 미만 청소년 회원가입 시 친권자 동의를 확보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개정 청보법에 다시 만 16세 미만 청소년 회원가입 시 친권자 동의 의무를 두고 있다. 중복 규제 논란도 거세지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 부모까지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도 많다.

개정 게임법의 오픈마켓 사전 등급 심의 완화도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그동안 애플과 구글은 사전 심의를 이유로 국내에서 게임을 제외한 채 오픈마켓을 운영해왔다. 문화부 관계자는 “애플 쪽에 확인한 결과, 한국만을 위해 셧다운제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힘들고 부담스럽다고 한다. 등급 심의 완화해도 게임 카테고리를 열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셧다운제는 태국이 도입했다가 실패해 결국 PC방 시간제한으로 바꿨다. 중국 정도만 피로도 시스템(일정 시간 이후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장치)을 도입하고 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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