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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에 120억씩 까먹는 잠실운동장

  • 기사입력 2011-03-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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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16조 ‘마지막 금싸라기 땅’

1년중 300일 이상 개점휴업

서울市 10년간 1000억이상 낭비

대책없이 체육계 눈치만…


메이저리그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구장 코민스키(Cominskey) 파크가 너무 낡았다면서 시정부에 경기장 신설을 요구했다. 들어주지 않으면 시카고를 떠나 세인트 피터스버그로 구단을 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깜짝 놀란 시정부는 새 경기장을 지어주고, 연간 임대료로 단돈 1달러를 받고 있다.’ 동방의 조용한 나라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88서울올림픽의 주경기장 잠실종합운동장이 이유는 다르지만 코민스키 구장보다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시민 레저생활과 도시 마케팅 차원에서 시카고 시는 1달러라는 파격 조건으로 임대했지만, 땅값만 16조원(추정)이 넘는 잠실종합운동장은 매년 120억원씩 적자를 보는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더군다나 시민 혈세가 낭비되는데도 관리를 맡은 서울시는 무대책으로 일관, 지난 10년 동안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누적되는 등 돈 먹는 하마나 다름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1984년 완공돼 올해 28세의 청년이 된 잠실운동장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은 대관 20억원, 시설사용 13억원 등 총 33억원이다. 유지보수비로 투입된 150억원을 감안하면 매년 120억원씩 적자가 발생한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측은 “지난해 수입 33억원은 예년에 비해 대관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된 결과”라고 말했다. 2002년 이후 서울시가 결과물 없이 잠실종합운동장에 쏟아부은 예산만 1000억원이다. 6만9950개의 좌석을 자랑하는 주경기장의 위용을 유지하려면 천문학적인 예산도 오히려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장 내부는 부서지거나 시커멓게 때가 끼어 앉기에도 불결한 좌석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바닥에는 떨어져 나간 콘크리트 부스러기가 나뒹굴고 있다. 

한국 스포츠의 메카였던 잠실종합운동장의 쇠락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이후부터다. 국가대표 축구경기와 국내 프로축구 경기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가면서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 지난해 대관 현황을 보면 주경기장 27건, 보조경기장 52건, 실내체육관 83건 등 시설 대부분이 1년 중 300일 이상 개점휴업했다. 프로농구팀 삼성썬더스의 연고지인 실내체육관, 프로야구 두산ㆍLG가 구장으로 사용 중인 야구장은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특히 내년에는 실용 가치가 더욱 떨어진다. 매년 주경기장에서 열리던 서울디자인한마당축제가 동대문운동장에 들어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옮겨간다. 고려대-연세대 정기전도 목동경기장으로 가버렸다.

정경원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서울운동장은 잠실경기장 건립 이후 동대문운동장으로 불리다가 2007년 철거됐다”면서 “잠실주경기장도 상암 월드컵경기장 개장 이후 사실상 용도폐기됐다”고 평가했다.

눈덩이처럼 적자가 늘어나도 서울시는 10년 넘도록 대안 제시는커녕, 체육계 눈치만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가상각비 등을 감안하면 현재 이용률은 1%도 안 될 것”이라면서도 “1988년 서울올림픽의 상징을 훼손한다는 대한체육회 등의 반발이 예상돼 말도 못 꺼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승재 대한체육회 경영전략팀장은 “제 기능을 잃은 잠실종합운동장을 손댄다고 누가 무조건 반대하겠느냐”고 서울시의 무사안일 행정을 지적했다.

도시공학자들도 활용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경기장을 포함해 잠실종합운동장 부지 면적은 55만5000㎡에 달한다. 3.3㎡당 1억원 정도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시세를 감안하면 땅값만 16조원에 이르고,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정 본부장은 “강남에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하게 재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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