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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회담 추진설 모락모락 ...靑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
남북이 대화모드의 문턱에서 명분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직행열차 티켓인 ‘정상회담’ 추진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10월 임태희-김양건 싱가포르 회동 이후 잠잠했던 남북간 물밑접촉은 올들어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남북대화 의지와 북측의 다급한 경제사정, 미ㆍ중 양국의 암묵적인 대화 압력 등이 맞물리면서 다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남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핵폐기 및 대화와 관련한 북의 진정성을 확인할 모종의 태도변화를 보일 경우 남북정상회담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남북, 1월 비밀접촉설=일본 아사히 신문이 4일 상세한 정황증거를 들며 한국과 북한이 지난 1월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목표로 비밀 접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월 한국과 북한이 중국에서 정상회담 실현을 목표로 비밀 접촉을 했으며 북한의 무력도발 처리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남북 비밀 접촉에는 북한 쪽에서 남북 관계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정상회담 실현을 목표로 장애가 되는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 핵문제 등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접촉에서 한국 측은 과거 2차례 열렸던 정상회담과 달리 북한 이외의 장소에서 열 것을 요구해 결론이 나지 않았으나 북한이 무력도발과 관련해서는 유감 표명도 가능하다는 생각도 시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원세훈 국정원장의 미국 방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상회담 협의를 위한 방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靑 “시인도, 부정도 않겠다”=청와대 관계자는 4일 “접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면서도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밝혀 아사히 보도에 대해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정상회담 추진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청와대측의 반응은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정상회담은 어떤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 분명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는 천안함, 연평도 사태에 대한 당국간 대화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은 어디까지나 남북대화 기조의 원칙론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도 정부는 공식적으로 회담 추진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정상회담 추진설 왜?=연초부터 정상회담 추진설이 주목받고 있는 데는 몇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남과 북 양측이 모두 대화를 원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명분싸움을 하고 있지만 남측은 대북정책 성과를 위해, 북측의 경제난 돌파구 마련을 위해 서로가 필요한 입장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더 이상 교류와 협력은 무의미”하다고 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열린마음으로 대화할 준비가 있다(3.1 기념사)”며 대화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북측도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후계체제 확립을 위해서는 경제난 해결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중요한 전기가 되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ㆍ중 양국의 대화 압력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풀어갈 첫번 째 열쇠로 남북대화를 꼽고, 최근 북한에 대해 식량지원, 경제관련 인사 미국 초청 등 당근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 정부입장에서도 북한의 사과를 요구하며 마냥 대화를 거부할 국제 환경이 아닌 것이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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