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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5년전 바로 그 자리서…‘반도화랑’부활의 노래
롯데호텔 갤러리 개관전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이 전시를 열었던 국내 최초의 화랑인 ‘반도화랑’이 맥을 잇게 됐다. 1950년대 개관한 한국 최초의 상업화랑이었던 반도화랑의 명맥이 55년 만에 롯데호텔에서 이어진다.

롯데호텔(대표 좌상봉)은 2일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1층에 ‘롯데호텔 갤러리’를 개관하고, 반도화랑의 맥을 잇는 전시를 오픈했다.

지금의 롯데호텔 자리는 옛 반도호텔이 있던 곳으로, 반도화랑은 고 이대원 화백이 반도호텔 내에 운영하던 국내 최초의 상업화랑이다. 이곳에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비롯해 근현대기 여러 작가의 그림들이 내걸려 호텔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든 바 있다.

특히 박수근 화백은 반도화랑에 자주 들러, 화랑 직원이었던 박명자 현 갤러리현대 회장과 담소를 나누곤 했다.

박명자 회장은 “1960년대 초 박수근 화백은 반도화랑에 일주일에 두세 번꼴로 들르곤 했다. 마치 시골집 토담 같은 그의 질박한 그림은 내ㆍ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화랑에서도 가장 좋은 곳에 걸렸었다”며 “당시 형편이 팍팍했던 박 화백은 동료들과 술추렴이라도 할 요량으로 ‘오늘은 그림이 좀 팔렸을까… ’하고 화랑을 자주 찾곤 했다”고 전했다.

롯데호텔 갤러리는 개관전(1부)으로 ‘1956 반도화랑, 한국 근현대미술의 재발견’전을 선보인다. 반도화랑 개관 시 박수근 화백과 2인전을 열었던 김종하(93) 화백을 필두로 백영수(89), 권옥연(88), 황용엽(80), 윤명로(75) 등 5명의 원로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한국 근현대미술의 변화를 주도해온 작가들이다.

백영수 作 ‘창가의 모자’(1988). 백 화백은 김환기, 유영국 등과 함께 ‘신사실파’ 동인이었으며 유일한 생존작가다.                                                                                [사진제공=롯데호텔 갤러리]

김종하, 백영수 화백은 한국 화단의 뿌리로 평가받는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등과 일본 도쿄, 6ㆍ25 전쟁 중 부산 피란지, 서울 등지에서 같이 활동하던 작가들이다. 반도화랑 개관전에도 출품했던 김종하 화백은 고요한 색채로 환상적인 리얼리즘을 구현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백영수 화백은 김환기, 유영국 등과 함께 ‘신사실파’ 동인이었으며, 유일한 생존작가다. 권옥연 화백은 동서양의 감성적 깊이와 차이를 한 화면에서 세련되게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고, 황용엽 화백은 굴레에 갇혀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왔다.

이번 전시의 기획은 비컨갤러리(대표 심정택)가 맡았다. 심정택 대표는 “옛 반도화랑의 맥을 잇는다고 하니 원로화가들이 모두 흔쾌히 동참해 작품을 내주었다”며 “상업화랑의 효시였던 곳이 되살아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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