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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자원전쟁> DR콩고- 잠비아는 아프리카의 잠자는 자원보국
【요하네스버그=한지숙 기자】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 중심 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활동하는 광산, 광물 분야의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에서 남아있는 가장 유망한 국가로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잠비아, 기니 등을 단연 첫손에 꼽는다.

DR콩고는 한반도의 11배에 이르는 국토 면적에 구리, 망간, 코발트 등의 광물 자원이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잠비아, 기니는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정부 규제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한국 같은 자원 빈국이 접근하기 수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국가는 남아공이 전기사용료 인상, 광산가격 인플레이션 등으로 투자 과열 조짐이 일자 더 싼 지역을 찾아 분산된 다국적 거대 기업들과 신흥 기업들의 잇따른 진출로 최근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각국 철강기업이 호시탐탐 노리는 콩고 = 주 DR콩고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콩고에는 50여 종류의 광물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제철에 쓰이는 구리 매장량은 7500만t으로 세계 매장량의 10%를 차지한다. 코발트는 450만t으로 세계 매장량의 50%, 망간이 7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콩고는 또 서부해안유역서 일산 2만7000배럴의 원유를 생산 중이며 추정매장량 12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

마티아 부아부아 와 카엠베 투자진흥청장은 “지난해 투자가 50억달러에 달했는데 절반이 광산분야와 그 외 분야로 나눠졌다”며 “광산, 건설재, 소규모 수공업이 주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도로, 에너지, 교통 등에서 개발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 안정화와 투자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쉽게 해 기업 개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석유 개발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면허권 획득 체계 개선을 검토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으로선 처음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이 이 달 초 사무소를 개설하며, 포스코와 포스코파워, 포스코건설 등과 함께 ‘자원인프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외국 기업들은 2~3년 전 부터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우리 측과의 협력도 타진했다.

지난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외공관장과 기업인의 만남 행사 참석에 앞서 기자와 만난 김성철 주 DR콩고 한국대사는 “2009년 무렵 호주의 광산기업 BHP빌링턴 간부들이 한국대사관을 자주 찾아와 공동프로젝트 협력을 제의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00㎾급 잉가스리댐 수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함께 하자는데 당시 정부가 투자 기업들을 물색했는데 우리 기업들은 관심이 없었다”고 소개했다. BHP빌링턴은 콩고에 알루미늄제련소를 짓기로 하고,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소 프로젝트의 파트너사를 물색하고 있었던 것.

아프리카 인프라 사업의 대부분은 자원개발과 연계돼 있는데, 우리 기업들은 자원개발에는 경험이 일천해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건설에만 관심을 두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태주종합철강이 정수장과 댐 개발을 조건으로 획득한 연산 71만t 규모의 구리 광권도 파이낸싱의 어려움으로 인해 자칫 다른 외국기업의 차지가 될 판이다.

김 대사는 “당시 구리 가격이 t당 5000달러에서 현재 1만달러까지 올랐다”며 “이 광권에 눈독을 들이는 곳들이 많은데 우리 기업이 본 계약을 맺지 못하면 다른 곳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중국은 역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 회원국들의 견제 속에서 콩고 정부로 부터 구리와 코발트를 받고 도로 등을 건설해주는 ‘윈-윈’ 전략으로 콩고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인프라 시장을 파고들고 있었다. 국회의사당 건설이 대표적이다. 인근 앙골라에서 처럼 부실 공사에 대한 우려감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양국 정부 간의 밀월관계를 벌려놓을 정도는 못된다.

피터 폰 클렘퍼러 스탠다드은행 광산광물 담당 이사는 “국영 중국야금그룹(MCC)이 항구 짓는 것을 보면 어느 나라가 했을 지 모를 정도로 잘한다”며 “중국은 보츠와나에서 발전소도 수주했는데 보일러, 터빈 기술이 점점 좋아지고, 정부와의 관계도 점차 세련돼 지고 있어 품질 경쟁력은 머지 않아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윈-윈’ 전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지 정부 측에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도와주고 있다. 카빌라 대통령의 지난해 한국 방문을 계기로 경제경영연구소와 함께 콩고 국가 전체의 개발 계획을 체계적으로 짜주고 있다. 또 지난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대상 국가에 포함시켜 유상원조의 길을 열어 뒀다.

김 대사는 “우리 기업들이 단기이익만 보지말고,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며 “현지에 사무소를 두고 간부급이 6개월 이상 머무르면서 정보수집과 기회발굴, 노하우를 축적하면 리스크가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경제공동체(SDAC) 중심으로 떠오를 잠비아 = 잠비아 또한 콩고의 경우 처럼 자원개발 분야 주니어 기업들이 넘보고 있는 나라다. 건설 공사 현장마다 붉은 색의 토질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구리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지난 해 확인매장량만 1900만t으로 세계 10위를 자랑한다. 제철에 많이 쓰이는 코발트도 27만t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잠비아에선 영국의 자원개발기업 베단타가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꼽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 등 고위인사들이 방문하면서 민간 기업들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지만 시장 타진만 있을 뿐 진출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없다.

잠비아 투자진흥청(ZDA)과 투자 상담과 유치에 관한 계약을 맺은 조갑진 아프리카한국개발에이전시(AKDA, 건국대 국제무역학 교수) 대표는 “잠비아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우호적”이라면서 “현지 정부 장관 등 고위층은 자제들을 과거에 영국에 유학보냈다면 지금은 중국에 유학 보내면서 어릴때부터 교분을 쌓기 시작했는데 우리의 미래 시장을 중국에 뺏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조 대표는 특히 잠비아가 남아프리카경제공동체(SDAC)의 국가들 가운데 지리적으로 중심이 위치해 있어 모잠비크, 짐바브웨, 보츠나와, 탄자니아 등 9개국의 2억 인구 시장의 주요 관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들 국가는 오는 2014년에 경제단일화를 이뤄 회원국간 교역 시 무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땅을 파면 석회석이 나오는데도 공사 현장에 필요한 시멘트를 받는데 한두달이 걸릴 정도로 아직 물류 인프라가 열악하다”며 “인프라 외에 면화, 커피 등의 농업과 수력발전소 등 에너지 분야 프로젝트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ZDA가 민간 투자 유치를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광산 개발 14개를 비롯해 모두 66개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선 에너지 2개, 정보커뮤니케이션 기술 4개, 인프라스트럭처 5개, 교통 1개, 항공항만 2개, 농업 9개 등이 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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