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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쇼크... 글로벌 스태그플래이션 오나
중동발 모래바람에 세계 경제의 시계(視界)가 혼탁해지고 있다.

아직 세계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채 복구되기도 전에 리비아의 정정 불안으로 원자재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될 경우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하강 속 물가 상승)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고유가는 미국 국내 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계 소비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석유수출기구(OPEC)내 7번째 규모의 원유 생산국인 리비아의 정정 불안은 고유가를 부채질할 요인이라고 우려한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30개월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상향 돌파,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을 넘어선 상태다. 미국은 리비아 등에서 원유를 상당분 수입하는 만큼 WTI 가격의 상승 압력도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등의 불’인 물가 잡기에 여념이 없는 중국과 재정 위기에 발목을 잡힌 유럽에 이어 마지막 보루인 미국마저 고유가로 흔들릴 경우 세계 경제는 회복 모멘텀 상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신흥국 경제에 그늘을 드리운 인플레이션 우려는 선진국으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도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긴축 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트리셰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유럽의 조기 금리 인상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유로존의 소비자물가는 꾸준히 상승, ECB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2%를 넘어섰다.

미국도 인플레이션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미국의 1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은 지난 22일 ‘중동사태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1, 2차 석유파동을 환기시키며 유가 폭등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8년 미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이 과다한 정부 채무와 극단적인 통화팽창 정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공급 충격에 의한 유가 폭등은 세계 경제에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우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감안해 통화 정책을 펴기 때문에 조기 출구 전략에 나설 개연성이 낮지만, ECB의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소지가 크다. 이 경우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의 강세로 투기적 원유 수요가 급증, 국제 유가 오버슈팅 국면이 재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세계 경제가 국제 유가 급등에 굴복할 것인지 예단하기는 시기상조이나 단기적으로 경기 기대를 반전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신 연구원은 “한국은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거의 사라질 것이고, 이로 인한 원화 약세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증폭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화 기자 @kimyo78>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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