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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치성 정신질환도 수술로 치료 성공
난치성 정신질환인 정신분열증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해 정신질환 수술인 ‘싸이코서저리’를 한 결과 치료된 사례가 보고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이정교 교수팀과 국립서울병원 정신과 이태경 박사팀은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으면서 공격적 성향이 강해 가장 높은 단계의 약물 치료로도 전혀 조절되지 않았던 구 모 씨(남ㆍ27세)의 강박성 및 공격성 감소를 위해 지난 1월 20일 ‘싸이코서저리’를 시행해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구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중학교 입학 후 공격적인 행동, 환청, 환시로 입원 치료 후 2002년부터는 국립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수술 전 구씨는 국립서울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며, 지난 1월 19일 수술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입원 직 후 구씨는 입원안내문을 찢고, 몸에 있는 주사바늘을 빼 버리고, 옷을 벗는 등의 통제되지 못하는 행동으로 의료진을 놀라게 했었다.

이정교 교수팀은 전극을 부착한 바늘을 뇌의 신경섬유의 일부에 넣어 고주파전류를 흐르게 해 목표 부위를 파괴하는 수술인 ‘뇌정위적 양측 전방 피막절개술’을 시행했는데, 이 같은 정신질환 환자를 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싸이코서저리(psychosurgery)’ 라고 한다.

구씨는 수술 후 예후 관찰 기간인 한달이 지난 현재 정상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구씨는 수술 후 공격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상대방에게 집중하며 물어보는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고 병동에서 간단한 운동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술 당일 구씨는 수술실에서 전신 마취를 시행한 후 정확한 위치를 찾기 위해 머리에 프레임을 장착했다. 마취상태를 유지하면서 MRI와 CT 촬영을 마치고 다시 수술실로 돌아와 촬영된 영상을 이용하여 전극을 부착한 바늘을 정확하게 뇌의 신경섬유의 일부에 넣어 고주파전류를 흐르게 하여 목표부위를 파괴함으로써 수술을 마쳤다.

이정교 교수는 “도파민 이상 분비는 정신과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수술은 이러한 도파민이 이동하는 변연계 연결통로의 일부분을 제거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심한 강박 증상과 공격성과 같은 양성증상의 정신질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수술법”이라고 말했다.

수술 다음날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을 찾은 구씨의 정신과 주치의인 국립서울병원 이태경 박사는 “환자의 공격성이 많이 줄었고, 강박적 행동의 감소로 집중력은 하루사이에 증가했다. 국제정신과학회 기준에 따라 수술 다음날부터 정신과 약물의 용량은 절반으로 줄였다”라며 만족해했다. 실제 환자는 총 5가지의 약물 중 2가지는 중단했으며 나머지 약 중 일부도 용량을 많이 줄여 투약하였다.

구씨는 국립서울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ANSS : positive and negative symptoms scale)를 이용한 검사에서도 34점(99%-매우 높음)에서 20점(60%-보통)으로 감소, 성공적인 수술이 시행됐음이 밝혀졌다.

한편, 이정교 교수는 “이번 ‘싸이코서저리’ 수술은 아직도 약물로 조절되지 못해 일상생활이 힘든 공격적 성향, 심한 강박행동과 같은 양성증상을 가진 정신과 환자들에게 앞으로 새로운 치료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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