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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출수 총 24만t…수백년 땅속에 잔류”
구제역 사태 진단과 향후 대책 토론회…학계·시민단체 쓴소리
오염확산 막기위해 회수 시급

사료공급 과정서도 피해우려


구제역이 사료 공급 및 도축을 위한 이동 과정에서도 확산됐으며, 살처분 매몰지 침출수를 뽑아내지 않는 한 수백년 매몰지에 머문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유용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는 21일 오후 경실련 주최로 열린 ‘구제역 사태 진단과 향후 대책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총체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 교수는 “농장의 유지에 필요한 사료차량, 출하차량들이 지역을 넘어서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어 구제역 확산의 빌미가 되고 있다”며 “외국의 경우는 가까운 사료공장에서 공급을 받는 체계가 실시 중이다”고 말했다.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 고인 침출수를 뽑아내 정화(淨化) 처리하는 작업이 21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에서 처음 실시돼 관계자가 산성도(pH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약품 처리해 구제역 바이러스를 사멸한 침출수는 남양주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로 옮겨져 처리된다. 남양주=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김 교수는 “축산농가에서 출하된 가축들이 해당 지역에서 도축되지 못하고 권역을 넘어 다른 지역에서 도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권역별 가축사육 규모에 비례해 도축장의 도축능력이 해당지역에 갖춰져야 가축이 타 지역으로 이동돼 도축하면서 발생되는 많은 감염확산 우려 등 문제점들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침출수 유출과 관련, 김선경 환경보건시민센터 연구원은 “매립지의 사체는 누출되지 않고 증발되지 않으며 영원히 매립지 안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며 “대부분 산 상태로 매장당한 동물들의 총 중량은 24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절반 정도는 액상으로 외부로 배출될 것이고, 나머지는 토양으로 스며들거나 고형물로 앞으로 수백년 동안 땅속에 존재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매립지는 미생물에 의한 정상적인 분해과정이 진행되기 매우 어려운 상태이어서 고농도의 유기 폐기물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환경오염 우려를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이미 매몰된 것에 대해서는 기온이 올라가 침출수가 더 퍼져나가기 전에 즉각 회수할 것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침출수 하천 유입 방지벽을 쌓는 소극적 방법보다는 침출수 뽑아내기에 나서 그 효과가 주목된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학 교수는 국가 가축방역체계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농장고유번호제는 가축의 개체식별·등록제의 사전단계로서 필요하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축산농가관리방법이라는 점에서 조기에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방역상의 문제와 관련해 김유용 교수는 “축산선진국인 EU의 여러 나라 공항에서 축산인들의 입국시 소독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국가간 방역은 매년 1500만명 이상의 국민이 해외여행을 하고 있는 국내 상황에서 공항 및 항만 등에서의 차단방역은 제대로 실행하기 어렵다. 이는 실제로 효과는 거의 없으면서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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