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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위 녹이는 뜨끈한 국물, 뇌졸중 부른다
겨울이면 뜨끈한 국물이 있는 식사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에 밥 한공기면 아무리 매서운 추위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추위를 녹이는 뜨끈한 국물이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국물음식에 포함돼 있는 ‘나트륨’ 때문이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뇌졸중은 겨울식단 탓?=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로 특히 겨울철에 많이 나타난다.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고혈압인데, 국물음식은 나트륨 함유량이 많아 고혈압을 유발한다. 특히, 겨울이면 국물음식뿐 아니라 김치와 젓갈류 등 저장음식의 섭취도 늘어 나트륨 섭취량은 기준치를 훨씬 벗어나게 된다. 나트륨은 철분, 칼슘과 같은 무기질의 일종으로 화학조미료, 가공식품 등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식품에 함유돼 있다. 인체 내에서 나트륨은 삼투압 작용을 통해 체액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 쓸개즙, 이자액, 장액 등 알칼리성 소화액 성분이 되며 칼륨과 함께 세포 안팎에서 산, 알칼리의 균형을 조절하고 근육 자극과 신경의 흥분도 조절한다.

하지만 나트륨 섭취가 지나치면 고혈압, 신장병, 심장병, 비만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세포 조직의 단백질을 파괴하고 위산 분비 이상을 초래해 영양 흡수를 방해하고 저혈당증과 당뇨병, 호르몬 분비 이상을 일으켜 자율신경 실조증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나트륨은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2000㎎(소금 5g)이다. 소금 5g은 숟가락으로 2분의 1큰술에 해당하는 양. 진간장으로는 1큰술, 된장, 고추장은 2와 2분의 1큰술 분량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의 2.45배 수준인 4900㎎으로 소금으로 따지면 12.5g에 해당한다. 이는 매 끼니 국이나 찌개 등 국물음식과 김치, 젓갈 등의 음식을 선호하는 식습관 때문으로, 국이나 찌개의 건더기만 먹는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많은 경우 국물까지 싹 비워내는 식습관이 문제가 된다.


▶추운 날씨도 한몫,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주의하라=겨울철 뇌졸중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갑작스런 온도 변화로 인한 혈압 상승 때문이다. 실제로 겨울철 새벽이나 아침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문 밖을 나서거나, 온욕을 즐긴 뒤 젖은 몸으로 외출했다가 쓰러져 뇌졸중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포근한 실내에서 확장되었던 혈관이 찬 공기에 노출되면 갑자기 과도하게 수축된다. 전신에 혈액을 공급해야 하는 심장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강한 힘으로 혈액을 밀어내고 이에 혈압이 급상승한다. 온도가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은 약 1.5㎜Hg 올라간다. 이때 혈관 부위가 터지거나 좁아진 부위가 혈전(혈관 내 피가 굳어서 생긴 작은 핏덩이)으로 막히기도 한다.

뇌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되고 반대로 막히면 뇌경색이라 하며, 이를 합쳐 뇌졸중이라고 한다. 고혈압 같은 위험인자를 갖고 있으면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2배에서 최고 10배 정도나 높아진다. 특히 뇌졸중은 예전에는 주로 노인들에게만 발병하는 질환으로 인식되었지만 요즘은 비교적 젊은 연령인 40대에서도 흔하게 발생한다. 식습관 변화와 바쁜 일상으로 운동 시간이 줄어들어 뇌졸중의 주원인인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발생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무서운 겨울 뇌졸중, 어떻게 막을까=첫째, 살을 찌우지 않는다. 체중이 증가하면 그만큼 많은 피가 있어야 한다. 이때 심장과 혈관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므로 혈압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둘째,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폐기능을 개선하고 체중을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에어로빅, 빨리 걷기, 등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날이 추운 겨울철에는 되도록 기온이 오른 낮이나 몸이 충분히 활성화된 오후에 운동을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나이가 마흔 살이 넘어서 운동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은 겨울철 새벽운동은 가능하면 삼가고 추운 날은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셋째, 소금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의 2~3배에 달하는 양을 섭취한다. 식사 시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으며, 육류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한다.

콜레스테롤은 피를 ‘찐득찐득’하게 만들어 혈액이 탁해지기 때문에 혈액 속에 노폐물이 많이 쌓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게 되고, 심장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넷째, 금연한다. 흡연 시 방출되는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되고 점차 혈관이 막히게 되어 중풍의 위험이 있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이 있는 환자의 경우 뇌혈관 손상을 더욱 더 가속시킨다.

다섯째, 외출 시 보온성을 높인다. 그냥 두꺼운 옷을 입는 것보다 가볍고 땀을 잘 흡수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찬바람을 30분 이상 쐬지 않도록 하고 스카프나 모자, 장갑 등을 착용해 스타일도 살리고 보온성도 높이도록 한다.

<도움말 : 최병조 유비스병원 내과전문센터 과장>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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