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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 기자의 머니스토리> 또 개미가 희생양…“이게 최선입니까”
요즘 시장 이슈 하나와, 증권업계 이슈 하나가 두드러진다. 인플레이션과 랩어카운트다. 공통점은 가계(개인)와 소액투자자의 이익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늘 사회적 약자를 재물로 삼아왔던 역사는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요즘 증시는 꽤 탄탄하다. 아직도 환율이 수출기업들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환율이 높아져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게 되면 환율은 다시 하락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무역흑자는 금융위기 전보다 늘었지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더 높다.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게 당연할 정도다.

수출증대를 위한 정부의 고환율 정책이 금융위기 이후 환율전쟁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점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고환율을 위해 금리 정상화시기까지 놓쳐 최근 채권금리 급등을 낳은 점은 빚 많은 일반 가계에 치명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해 3분기말 보다 대출금리가 2%상승한다면 올 가계의 분기이자지급 추정액은 16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 해 상장사 분기평균이익 추정치 27조5000억원의 58%에 달하는 수치다.

외환위기 당시 기업 빚은 혈세로 갚았지만 지금의 가계 빚을 기업들이 갚아줄까? 기업들은 지금도 법인세율이 높다고 한다.

고환율과 저금리가 증시활황을 뒷받침할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금리급등의 부담은 대부분 가계의 몫이다. 아직 확율은 낮지만 가계에 문제가 생기면 그 여파는 금융권을 거쳐 증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원화강세가 더디게 진행돼 수출주가 오르고, 금리가 급등해 금융주가 급등하는 게 큰 그림으로 보면 그리 반길 일만은 아니다.

랩어카운트 수수료가 ‘뜨거운 감자’다. 펀드를 많이 판 미래에셋은 비싸다며 내리겠다고 하는 반면, 랩어카운트를 많이 판 삼성증권은 시장논리에 맡기자며 괜찮다는 입장이다.


펀드 수수료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익률이 좋을 때는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급락하고 불완전판매 부작용까지 드러나면서 도마에 올랐다.

랩어카운트도 요즘 수익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률이 하락하면 어떨까? 1000만원을 맡겨 300만원을 벌어줄 때의 30만원과, 100만원을 벌어줬을 때의 30만원은 분명 다르다.

펀드열풍 때도 그랬지만 잘 팔릴 때 많이 남기는 게 장사다. 삼성증권이 뻔이 보이는 이익을 포기할 리 만무다. 시장논리라는 설명도 설득력이 있다. 수익률이 나빠지면 상품이 안팔리거나, 수수료가 내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도 진심으로 개인투자자를 걱정하는 것일까? 주력상품인 펀드를 더 많이 팔기 위한 뜻도 있을 듯 하다.

돈되는 걸 더 많이 팔려는 기업의 선택은 비난 할 게 못된다. 하지만 개인은 왠지 이번에도 또 ‘봉’이 된 기분이다.

경제의 3주체 가운데 가계(개인)과 기업의 이익이 상충되면 정부가 나서야한다. ‘관치의 화신’으로 이름을 날렸던 금융위원장이 ‘중용(中庸)의 화신’으로 변신하길 기대해본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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