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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고 허리야’ 부모님 절규 놓치치 않는 것이 효도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코앞에 다가왔다. 명절 때 찾아가는 고향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오랜만에 가족들과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기쁘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점점 주름살이 늘고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뵙자면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날들이 많아 명절 때나 찾아 뵙기 때문에 매번 부모님들의 건강을 챙겨드리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갖가지 건강기능식품에서부터 의료기기에 건강검진까지 ‘건강’과 관련된 선물은 항상 리스트의 제일 윗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관절은 하루에도 몇 천 번 이상 사용하는 ‘소모성’이기 때문에 노화가 빠르고 거동을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우울함을 가져다 줄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부모님들의 입버릇 중 하나가 바로 ‘아이고, 다리야~’일 것이다. 우리나라 무릎 관절염 환자는 매년 증가해 유병률이 선진국보다 3~4% 이상 높다. 이는 오랜 좌식생활과 온돌 사용으로 인한 생활습관이 원인이다. 물론 소파나 식탁, 침대 사용이 늘고 있으나, 아직까지 기존 습관에 익숙한 부모님들은 여전히 좌식생활과 뜨뜻한 온돌방을 선호한다. 부모님 세대의 생활 방식은 대부분 양반다리, 걸레질, 손빨래, 밥상 식사, 이부자리 사용 등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좌식생활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무릎 연골을 손상시켜 관절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쪼그려 앉을 때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은 체중의 7~8배에 달한다. 입식생활에 비해 좌식생활을 하는 분들은 4배 이상의 압력이 항상 무릎에 가해지는 것이다.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만으로 가능하나, 이는 일시적인 통증 완화 혹은 약간의 기능 회복에 그칠 뿐이다. 관절염 중기 정도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해 수술이 가능한데, 절개가 거의 없어 수술 후 통증과 부작용이 적고, 회복기간도 1~2일 정도로 짧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이미 관절염 말기라 걷는 것이 불편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든 상태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고령의 노인들은 합병증 등 수술에 대한 위험 요소로 부담감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최소절개수술 및 조기보행 재활 등이 발전해 환자의 부담감을 줄였다. 최소절개수술은 약 8~10cm정도 절개를 통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해 통증과 출혈을 크게 줄이고 재활과 일상복귀의 시간을 단축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대표하는 모습 중 하나가 바로 구부러진 허리다. 나이가 들면 다 허리가 굽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굽은 허리는 바로 척추관 협착증의 주요 증상이기 때문에 한번쯤 검진을 받아 보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뼈도 함께 노화가 되는데 60대 이상은 육안으로 확실히 굽은 허리를 볼 수 있다. 이 굽은 허리는 다양한 통증을 유발하곤 한다.

특히 뼈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좁아진 척추관 속의 신경이 압박되어 통증이 생기는 척추관 협착증이 생길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평소에는 누워 있거나 쉬면 별다른 증세가 없다가도 오래 서 있거나 한참 동안 걸으면 허리에서부터 다리까지 한쪽 또는 양쪽다리가 아파온다. 그리고 다리 전체가 몹시 아프거나 저려서 조금 걷다가 주저앉게 되는 증상이 일반적이다. 이는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온 찜질과 초음파 치료 등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초기에는 대부분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인 감압술을 통해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주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에 통증이 있으면서 다리까지 저리고 아프기 때문에 디스크로 오인하기도 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부모님들은 오래 서 있는 것도 힘들어하지만, 오래 앉아있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다. 이 또한 허리가 아프기 때문. 보통 허리가 아프면 디스크 질환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디스크가 아닌 고관절 질환인 경우가 많다. 고관절은 엉덩이 관절이라고도 하며 골반과 허벅지 뼈를 잇는 관절로 하반신 움직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문제가 생기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웰튼병원 송상호원장은 “특히 양반다리를 했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작은 자극에도 엉덩이나 사타구니의 통증이 심하고 걸을 때 자주 뒤뚱거리게 된다면 우선 고관절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관절질환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나 퇴행성 고관절염이 대표적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골반 뼈와 맞닿고 있는 넓적다리 뼈의 위쪽 끝부분, 즉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뼈 조직이 죽는 질환이다. 이는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약물 과다 복용, 잠수병, 고관절 부위의 외상 등으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남성의 발병률이 3배 정도 높다. 또한 퇴행성 고관절염은 신체가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고관절이 마모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중년층 이상의 연령, 비만,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등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모님 세대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이런 고관절 질환은 초기 발견이 어려워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할 때면 치료의 적기를 놓쳐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기존 수술법과 달리 근육과 힘줄을 보존해 수술 당일부터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는 ‘근육-힘줄 보존 최소절개 인공관절수술’이 각광 받고 있다. 또한 고관절 인공관절의 경우 기존 15~20여 년 가량 사용이 가능했으나, 최근 30년까지 연장되어 인공관절 수명으로 인한 재수술의 가능성을 낮췄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나이가 많던, 적던지 상관없이 항상 걱정하신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웬만한 병은 숨기고 사시는 일이 많다. 특히 무릎이나 허리 등의 관절 통증은 나이가 들면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따라서 직접 검진을 받지 않을 경우 어디가 어떻게 아프신지 알기란 쉽지 않다. 이번 설날을 계기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그 어떤 다른 선물들 보다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노인 건강 체크리스트>
▶무릎 관절염
- 계단 오르내리거나 걸을 때 통증 호소
- 앉았다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 함
- 자주 무릎이 부어 있음
- 다리가 O자형으로 변형되어 있음
- 일주일에 3일 이상 통증으로 인해 잠자리에서 깸

▶ 척추관 협착증
- 걷기를 힘들어 하고, 자주 다리 저림을 호소
- 허리 통증
- 바로 눕거나 엎드려 자는 것을 고통스러워 함

▶ 고관절 질환
- 양반다리를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엉덩이나 사타구니의 통증이 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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