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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 전도사' 양 손을 잃은 소녀
열 네살 소녀가 겪은 시에라리온

로스 로널드슨은 <청년 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에서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내전에 대해 자신이 경험을 전했다. 의사였던 그는 이방인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하니 시에라리온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얼마나 두려워했을까.  <망고 한 조각>(내인생의 책, 2010)은 시에라이온에서 내전을 온 몸으로 겪은 소녀 마리아투의 실제 이야기다.


마리아투는 아프리카 여느 시골 아이들처럼 양철 지붕에 진흙을 붙인 집에서 살았다. 가난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했지만 행복했다. 친구들과 노래하고 춤추며 좋아하는 소년 무사와 결혼하는 상상하는 어린소녀였다. 내전이 일어나고 반군이 몰려오면서 모든 게 변했다.


도망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 먹을 것을 위해 내전의 한 복판으로 가야했다. 그 길에 반군을 만났고 양 손을 잃었다. 그 때 마리아투는 고작 열 네살이었다. 반군이 언제 또 나타날지 모르지만 마리아투는 멈추지 않고 걸었다. 양 손을 잃고 피투성이가 된 소녀,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도 소녀 앞에 어떤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까, 다음 장을 넘기기가 두려웠다.


신이 도왔을까. 반군이 아닌 남자를 만나 망고 한 조각을 얻고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가족들의 소식과 친척들을 만나 수용소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불행은 끝이 아니었다. 열 네살 소녀가 임신을 한 것이다. 소녀는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던 그 일을 떠올린다. 자신을 아내로 삼으려는 남자의 아이를 가진 것이다. 살아있는 게 끔찍했다. 죽으려 했으나 살아 남았다. 친구와 가족들이 있어 가능했다. 혼자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구걸로 생활을 유지했지만, 아이는 한 해를 다 채우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것일까.


마리아투는 삶을 놓지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가 세계 여러 곳에 알려지면서 후원자가 생기고 구호물자가 도착했다. 가족들에게 그녀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후원자의 도움으로 캐나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영어를 배우고 학교에 다니며 꿈을 키운다. 그리고 스스로 시에라리온 사람들의 희망이 되기로 한다. 공포와 절망 속에 갇혔을 때, 남자가 건네 준 망고 한 조각처럼 고통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나를 도와주었던 모든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에요. 내 이야기는 많은 다른 소녀들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전쟁으로 상처받은 소녀들, 그리고 다시 희망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요.” p. 227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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