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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기후불안, 농업도 녹색성장 절실
여름 폭우·겨울엔 혹한

한반도 기후불안 심각

식량주권 지키기 위해

국내 경작지 보호 시급




아닌 게 아니라 기후가 불안하다. 시베리아 냉기의 남하통로인 한반도는 한 달 내내 혹한 속에서 떨고 있다. 부산이 영하 12도라니. 최근 한 달간 전국 평균기온이 영하 1.4도로 평년 0.6도보다 2도나 낮았단다. 서울은 평년 영하 1도보다 3.1도나 더 낮은 영하 4.1도였다. 

다소 성급할 수도 있으나 삼한사온(三寒四溫)의 겨울 기후 패턴도 사라졌다는 주장에 솔깃하다. 에너지 변화에 의한 반응은 가역적으로 일어난다는 상식만 알아도 다가올 기후는 예견이 된다. 올여름, 또 얼마나 무덥고 비가 많이 내릴 것인가. 폭우와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남반구의 현재 상황은 우리의 나중 모습이다.

이 같은 기후변화 또는 누적적 기상이변은 필연적으로 생태계의 변화를 몰고 온다. 인간을 포함한 생물종은 기후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병원체의 변이적 진화에 의한 새로운 질병은 이미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창궐하는 구제역 바이러스나 슈퍼박테리아 등이 그 예다.

이런 상태가 수십 년 누적되면 멸종하는 종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소나무가 사라지면 송이맛은 잊어야 하듯 지금까지 우리가 속했던 생태계는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하면 인간도 멸종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식량 및 에너지 생산체계, 신종 병원체 대응체계는 이런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걱정되는 것은 먹을거리다. 30%에도 못 미치는 곡물자급률, 그나마 쌀을 제외하면 곡물자급률이 5%대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에서 기상이변과 식량수급 대책은 앞으로도 계속 줄다리기를 할 수밖에 없다. 더욱 문제인 것은 그것이 정권 담당자들의 선거적 고민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전 국민의 가슴을 늘 졸이는 상태에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국제 곡물가격이 지난해 말까지 25%나 급등했으며, 올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 2008년의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구제역까지 전국을 휩쓸며 축산업 기반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설상가상, 폭설과 한파로 무너지고 에너지가격 급등까지 겹쳐 시설농가의 채소작물도 가격 폭등 대열에 들어섰다.

농업발 인플레이션은 올해 내내 한국 경제를 괴롭힐 것이란 게 구미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이다. 물가안정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4%대 성장은 불가능하단 것이다. 즉, 열심히 공산품 만들어 수출해서 식량자원 수입해오는 데 돈을 다 써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식량주권 차원에서라도 국내 경작지 보호가 급선무다. 지난해만 해도 경작지 면적은 공공시설 및 건물 신축 등의 여파로 2009년보다 2만2000ha(1.2%)가 줄어든 171만5000ha였다. 또 해외 식량농장도 적극 확대해야 한다.

경작지를 빼앗고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육식 위주의 식생활을 줄이려는 시민사회의 노력도 절실하다. 농지 1ha당 인구 부양능력은 돼지고기 1.2명, 쇠고기 0.3명에 불과하지만 고구마는 25.1명, 쌀은 20.4명, 옥수수는 13.0명에 달한다는 계산도 나와 있다.

기상이변시대, 식량안보가 국부를 떠받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이제 농업도 녹색성장의 관점에서 동반 성장해야 하는 이유다.

조문술 기자/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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