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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노래 다른 느낌’ 택연+은정 VS 우영+아이유 ‘어떤이의 꿈’
그 곳은 거대한 꿈의 양성소다. 그 곳 어딘가에는 잊어야 했을 지도 모르는 ‘꿈’이 있었고, 그 꿈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의 꿈 안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한 장 한 장의 이야기가 담긴 꿈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생채기를 낸다.

아이돌 가수를 양성하는 이 드라마 KBS2 ‘드림하이(극본 박혜련, 연출 이응복 김성윤)’에는 이제 막 17세가 된 소년·소녀들의 ‘사회적’ 삶이 복합적으로 그려진다.

‘기린예고’라는 인재 양성소에서 같은 춤과 노래를 추는 아이들은 10대의 것이 아닌 경쟁을 한다. 더 오르기 위해 반드시 상대를 밟고 넘어야 하는 ‘경쟁’, 손을 맞잡는 ‘선의의 경쟁’ 이전에 배우게 되는 경쟁이었다. 그 경쟁 안에 숨은 것은 그리도 이른 시기에 알지 않아도 되었을 냉혹한 자기 인식이다. 이는 ‘타자’와의 비교라는 때 묻은 거울을 통해 증명된다. 얼룩진 거울로 들여다본 현실의 ‘자기’는 독한 열등감과 상실감으로 되돌아온다. 그래도 꿈이 있기에 버틸 수 있는 찬란한 날들이다. 

‘꿈을 간직하고 살고, 꿈을 잊은 채로 살고, 꿈을 이루고 사는’ 이들의 이야기, 꿈이 꿈으로 전염되며 가장 자기다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선 아이들이다. ‘드림하이’라는 제목처럼 대놓고 꿈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다소 유치할지라도 이로 인한 감동은 있다. 그럼 제목 못지 않게 노골적으로 ‘꿈 코드’를 가지고 온 이 노래의 무대는 어땠을까. 이번에는 커플 대전이다.

택연+은정
▶ ‘독한 감절함’ 택연+은정 ‘어떤 이의 꿈’
=연습실에서 피아노 건반을 허탈하게 내리누르려다 나지막히 읊조리듯 ‘어떤 이의 꿈’을 부른 것은 진국(택연)이었다.

진국의 꿈에는 국회의원 출마를 앞둔 아버지가 드리워있다. 아버지의 성공을 위해 숨어야 하는 아들은 늘 꿈 앞에서 '갈팡질팡'한다. 이러한 진국의 옆에 선 것은 ‘아수라 백작’ 혜미(수지)가 아닌 한 때의 ‘혜미빠’ 백희(은정)였다. 백희의 꿈에는 늘 자신을 '3류' 취급하는 엄마와 고혜미를 향한 '열등감'이라는 그림자가 있다.

포기해버려야 하는 것 앞에 도망치려던 진국과 온통 절실함으로 똘똘 뭉친 백희의 조합은 셌다. 눈 안에는 별을 그려넣고 도발적인 ‘어떤 이의 꿈’을 부르는 백희는 미래지향적이다. 다른 이의 꿈을 빼앗아버릴 만큼 그렇다. 노래 대신 랩으로 현실을 한탄한 진국에게선 우스갯소리로 ‘내 귀에 캔디’가 떠오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마치 피처링같다. 그렇다 해도 현실에서는 아이돌, 드라마에서는 아직 1류가 되지 못한 작은 날개를 가진 아이들의 무대는 독한 간절함이었다.

아이유+우영
▶ ‘꿈의 전파력’ 아이유+우영 ‘어떤 이의 꿈’=시작은 필숙(아이유)의 솔로였으나 중간에 치고 들어온 제이슨(우영)으로 하여금 이 노래는 분명한 ‘듀엣곡’임을 증명했다. 다소 복고적인 연출이었다. 원래 아이유는 10대 소녀의 감성으로 기타를 퉁기며 이문세를 부르던 소녀 아닌가. 거기에 복고적인 비트와 사운드가 결합됐다고 보면 된다.

부드러운 음성으로 시작을 열면 제이슨은 어김없이 무대를 가로지르며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주 즐기는 듯이’라는 포인트다. 기린예고의 '1번' 제이슨이 입시반으로 떠밀려와 춤을 추게 된 사연에는 이 곳을 전쟁터로 만들어버린 한 교사의 충격 발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로 노래하려거든 ‘노래방’에나 가라거나, 재능보다 ‘눈길을 끄는 것’이 먼저라는 말로 인해 시작된 일이다. 진짜 ‘즐기며’ 할 수 있는 곳을 찾은 제이슨과 제이슨과 함께라면 언제라도 행복한 '노래 천재' 필숙의 꿈의 무대이니 두 사람의 무대에선 꿈을 간직하고 사는 청량한 여름 바람의 기운이 스며있다. 굳이 1등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아이들의 무대에는 꿈의 전파력이 배어있다.

이번에는 두 사람이 커플을 이룬 무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이날 ‘드림하이’는 15.9%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 안방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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