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마리 한 묶음에 100만원를 호가하는 ‘명품’ 보리 굴비 17억원어치가 수협의 잘못된 보관 때문에 무더기 폐기처분될 지경인 것으로 알려져 지역 어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4일 목포수협에 따르면 지난 2003년~2004년 수협 위판장에서 산 조기로 만든 보리 굴비에서 역한 냄새가 나 반품되거나 판매가 안 된 보리 굴비 17억 상당을 지난해 말 판매 중지했다. 보리 굴비는 오동나무 상자에 보리를 넣어 만든 목포수협의 대표 상품이다.

이 굴비는 저온 저장 창고에 보관됐지만, 상한 냄새가 나고 수분이 빠져나가는 등 상태가 극도로 나빠 판매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 그동안 이 사실을 숨겨오다 최근 이사회에서 보고했으며 다음 달 9일 조합원 총회에서 폐기처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협은 문제의 보리 굴비를 일단 공매할 계획이지만 구입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수협 관계자는 “이미 재고자산 충당금으로 11억원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5억~6억원이 더 확보되면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귀한 굴비가 고스란히 쓰레기통에 들어갈 형편이란 소식에 어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어민들은 “수협이 어떻게 만들고 관리했기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면서 “결손 처리 충당금을 마련하면서도 조합원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는 등 조합 경영에 문제가 많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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