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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조2위로 8강 진출.. ‘이런, 또 이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011아시안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4-1의 승리를 거두고 조2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는 ‘중동의 강호’ 이란이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와 C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지동원의 2골과 구자철, 손홍민의 추가골로 한 수 아래인 인도를 4-1로 이겼다.

승점 3점을 챙긴 한국은, 같은 시각 바레인을 1-0으로 이긴 호주와 2승 1무(승점7)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한국 +4, 호주 +5)에서 뒤지며 조2위가 확정됐다. 이로써 한국은 2연승으로 일찌감치 D조 1위를 확정지은 이란과 오는 23일 오전 1시15분 4강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번 대회 출전국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낮은 인도였지만 다득점이 필요했던 한국은 베스트 11을 총출동했다. 다만 이전 경기에서 경고를 받은 이정수는 제외됐다.

최전방엔 지동원이 섰고 그 뒤를 구자철이 받쳤다. 미드필드에는 변함없이 박지성과 이청용이 좌우 날개를 펼쳤고 기성용과 이용래가 중앙을 지켰다.

수비에는 이영표와 황재원, 곽태휘, 차두리가 버텼다. 골키퍼는 정성룡이 나섰다.

경기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심판 휘슬이 울리자마자 상대를 몰아친 한국은 전반 6분 만에 지동원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다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청용이 측면에서 강하게 찬 공이 골키퍼 손을 맞고 높이 뜨자 지동원이 펄쩍 뛰어올라 그대로 헤딩골로 연결했다. 수비진 가운데 190㎝가 넘는 선수가 즐비한 인도였지만 축구는 키만으로 하는 경기가 아니란 걸 깨닫게 해주는 골이었다.

이번 대회 최고의 공격조합으로 평가받는 지동원-구자철 콤비는 불과 3분만에 다시 한번 ‘작품’을 만들어냈다. 구자철은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가 상대 수비맞고 높이 뜨자 지동원에게 패스했고 지동원은 다시 침착하게 구자철의 발끝에 볼을 연결했다. 구자철은 여유롭게 골키퍼를 제치며 텅빈 골대 안으로 툭 밀어넣어 두번째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 11분 곽태휘가 페널티지역에서 공중볼을 다투다 인도 체트리를 뒤에서 안고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사실상 공격다운 공격이 전무했던 인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성룡은 오른쪽으로 뛰었지만 볼은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더 많은 골이 필요해진 상황. 한국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고 곧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지동원-구자철의 찰떡 호흡이 빛났다. 전반 23분 구자철은 수비가 몰린 상황에서도 절묘하게 공간으로 침투한 지동원에게 패스했고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로 마주한 지동원은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재치있는 칩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전 남은 시간 내내 상대 골문을 두드린 한국은 그러나 골문 앞에 즐비하게 늘어선 인도 수비벽에 번번히 가로막혔다. 특히 지동원은 전반 36분 인도 골키퍼의 어설픈 볼 처리를 틈타 연속 3번의 슛을 날렸으나 야속하게 수비수의 몸에 맞고 나오면서 해트트릭 기회를 놓쳤다.

또한 페널티킥을 내준 곽태휘는 코너킥 상황에서 적극 공격에 가담, ‘속죄 골’을 노렸으나 완벽한 헤딩슛이 연달아 수비수와 골키퍼에 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 즈음 호주가 바레인을 상대로 한 골을 넣었다는 소식이 들렸고 조1위가 되기 위해선 최소한 2골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됐다.

조광래 감독은 후반전 기성용과 차두리 대신 손흥민과 최효진을 투입했다. 기성용과 차두리는 경고를 한 차례씩 받았기 때문에 남은 경기를 위한 대비였다.

후반에도 한국은 거세게 인도를 몰아붙였지만 골까지는 2% 부족했다. 후반 9분 이용래가 때린 강력한 프리킥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후반 18분 손흥민의 슛은 왼쪽 골대를 맞았다.

인도의 ‘벌떼 수비’는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반 19분 황재원의 헤딩슛을 수비수가 걷어냈다.

여전히 2골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A매치 첫 골을 완성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후반 35분 구자철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하게 때려 네번째 골을 기록했다.

조1위의 꿈을 지핀 한국은 계속 공격에 나섰지만 후반 40분 구자철의 때린 회심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이로써 바레인을 1-0으로 이긴 호주에 단 한 골이 부족한 한국은 조2위에 만족해야 했다. 호주는 전반 37분 한국전에서 골을 기록했던 밀 제디낙의 중거리슛 한방으로 승리를 확정, 조1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의 8강 상대는 이란으로, 우연이라고 하기엔 야속할 정도로 아시안컵 8강에서만 5번 연속 맞붙게 됐다. 이란은 FIFA랭킹 65위로 한국(39위)보다 낮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주장 박지성조차 이란과 대결은 가급적 피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내비칠 정도다.

지금까지 아시안컵 4경기의 전적은 2승 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1996년 대회에는 이란에게 악몽같았던 2-6 패배를 당했지만 2000년에는 2-1로 이겼다. 2004년 치열한 공방전 끝에 3-4로 졌지만 2007년 대회에선 승부차기 끝에 이란을 꺾었다.

<김우영 기자@kwy21>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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