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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희 기자의 시승기>야생마DNA 간직한 ‘머슬카’…매서운 질주 본능 ‘명불허전’
GM 시보레 카마로
[로스앤젤레스=이충희 기자] 우선 날씨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2011 북미 국제오토쇼’가 열린 디트로이트 날씨는 연일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서울과 다를 바 없었다. 섭씨 영하 10도를 밑도는 낮은 기온에다 5대호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매섭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자동차산업의 퇴조에 따른 암울한 도시 분위기까지 더해져 강 건너 보이는 캐나다의 야경을 제외하면 ‘사람 살 곳이 못 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사흘을 디트로이트에서 머물다 시보레 카마로와 콜벳 시승을 위해 로스앤젤레스(LA)로 넘어오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동하는 차량 밖으로 보이는 반팔 티셔츠 차림의 젊은이들 모습에서 딴 세상을 보는 듯했다.

아름다운 해변에 위치한 호텔 지상 주차장에서 처음 만난 카마로에는 이러한 LA의 생동감이 그대로 투영돼 있었다. 차체 디자인이 울퉁불퉁한 남자의 근육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머슬카’의 당당함에다, 목표를 향해 뛰쳐나갈 것처럼 매섭게 전방을 노려보고 있는 앞면 디자인은 카마로가 어떻게 미국 스포츠카의 대명사 중 하나가 됐는지를 금방 알게 해 주었다.

내부로 들어가니 실내 인테리어는 카마로의 옛 전통을 이어받은 동시에 군더더기를 없앤 덕에 깔끔했다. 계기판 한가운데 놓인 트립컴퓨터를 통해 웬만한 정보가 모두 제공되고 있었고, 변속기 앞에 위치한 네 종류(오일온도, 오일압력, 밴속기오일온도, 배터리전압)의 아날로그 계기판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또 운전석 앞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최첨단 차량의 면모를 뽐내고 있었다.

다만, 운전석은 물론 동승석에도 차량 천장에 손잡이가 없었고, 운전에 필수적인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지 않았다는 점은 낯설었다.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6.2L V형 8기통 엔진과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고급형 SS모델로, 최고출력이 무려 426마력에 달했다. 수동변속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에 처음에는 적지 않게 애를 먹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자동변속기를 단 차량을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큰 운전의 즐거움이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최고의 시승코스로 꼽히는 말리부 해안의 아름다운 정경이 카마로의 다이내믹함과 어우러져 최상의 시승 분위기를 연출했다.

카마로는 달리는 힘이 좋을 뿐 아니라 가끔 나타나는 신호등 앞에서의 제동력도 탁월했다.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을 장착한 덕분이다. 멋진 풍경의 도로를 야생마처럼 질주하다 원하는 곳에서 정확히 멈춰서는 차량을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GM대우는 올 3월께 6기통 3.6ℓ 엔진을 얹은 LS와 LT급 자동변속기 장착 모델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에서 2만달러대에 판매되고 있는 이들 모델의 국내 가격만 적절하게 책정된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싶다.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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