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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현대미술 대표주자 쩡판즈.."내 깊은 마음서 우러나는..”

  • 기사입력 2011-01-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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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에는 ‘수십억대 작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작품이 최소 10억, 대작의 경우 100억원 대에 팔리기 때문이다. 크리스티, 소더비 경매가 열릴 때마다 중국 미술가 가운데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쩡판즈(曾梵志 Zeng Fanzhi , 47). 아시아 현대미술품 중 최고가를 연달아 경신하고 있는 스타 작가 쩡판즈가 서울에 왔다. 이번엔 중국의 신예 화가를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서다. 헤럴드경제가 그를 단독으로 만났다.

-후배 작가의 한국 전시를 위해 왔다는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송이거(31)라는 젊은 작가의 서울 전시(갤러리현대 강남, 2월6일까지) 오프닝 참석차 왔다. 재능있는 후배를 국제 무대에 소개하는 일이 이렇게 뿌듯할 줄 몰랐다. 앞으로의 작업이 기대되는 좋은 작가다.

쩡판즈
-중국 현대미술의 위력이 엄청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으려면 앞으로가 중요하다. 텐안문 사태 등의 격량을 경험한 중국의 작가들이 냉소적 그림을 내놓은 건 시대와 잘 맞아떨어진 시도였다. 그러나 이에만 머무르면 자멸한다. 반복과 답습은 작가에겐 독(毒)이다.

-쩡판즈 하면 ‘마스크(가면)’ 연작부터 떠올려진다.
▷1993년 촌놈이 거대도시 베이징에 와서 느꼈던 두려움 등 복잡한 심리를 표현한 그림이다. 핏빛 얼굴에, 가면을 쓴 인물은 몸에 비해 머리와 손이 엄청 크다. 거대한 핏빛 손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구하는 도시인의 탐닉을 은유한다. 정체성을 상실한채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는 군중을 ‘가면 쓴 얼굴’로 압축해봤다.

-당신에게 국제적 명성을 안겨 준 ‘마스크’ 시리즈를 왜 이젠 안 그리나?
▷잘 팔리는 그림을 베끼듯 그리면 더이상 작가가 아니다. 처음 베이징에 둥지를 틀고 절규하듯 그린 그림이 ‘마스크’ 시리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적응이 돼 마스크를 벗었고, 그 정서가 내게 더 이상 없으니 그릴 수 없다. 성공한 작가 중에 자기복제를 하는 작가들이 많은데 문제라 생각한다. (그의 작품은 십년여 마다 변화를 가져왔다. 병원 풍경과 푸줏간의 시뻘건 고깃덩이를 그렸던 초기작, 유명 인물을 도발적으로 강렬하게 그린 초상화 시리즈, 마스크 시리즈, 그리고 최근작 선묘 시리즈까지 소재와 표현방식이 크게 달라져왔다.) 

표범
-당신의 마스크 연작은 해외 경매에 등장하자마자 큰 관심을 모으기 시작해 ‘마스크, 가족’(1996년작)의 경우 105억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전세계 미술관과 컬렉터가 마스크 연작을 손에 넣으려고 아우성이다.
▷1994년 시작해 2000년 무렵까지 그렸다. 그리곤 끝이다. 내가 달라졌는데 여전히 그 그림만 붙잡고 있을 수 있나? 사람들이 원한다고 반복하면 나를 기만하는 일이다. (실제로 쩡판즈는 2000년대 이후엔 마르크스, 마오쩌둥 등 역사적 인물 시리즈와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 배우 마릴린 먼로 등의 ‘초상’ 시리즈를 그렸고, 요즘은 중국 수묵화 붓질을 감각적으로 되살린 랜드 스케이프 시리즈 등을 그리고 있다. 인물과 풍경을 그린 후, 선들을 어지럽게 얽히게 한 색다른 그림이다.)

-당신 그림은 ‘폴리티컬 팝’으로 대표되는 작금의 중국 현대미술과 궤를 달리한다.
▷예술작품에 사회적 이슈를 집어넣는 거, 난 그 거 별로 내키지 않는다. 나는 심미적이고 예술적인 것만 고려한다. 

The Deer
-요즘은 동물 그림에 푹 빠져 있다던데
▷맞다. 사슴, 원숭이 등 동물그림을 많이 그리고 있다. 순정한 동물의 모습에 감동받을 때가 많다. 또 동물을 통해 생명과 죽음의 순환구조를 이야기하고 싶다. 동물의 눈은 사람의 그 것처럼 그리기도 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마음에 쏙 드는 동물그림을 그렸다. 모두들 왁작지껄 몰려다니는 날, 작업실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는데 마침 창밖으로 눈이 오더라. 아, 막 표범이 그리고 싶어 미친 사람처럼 표범을 그렸다. 아주 멋진 그림이 나왔다. (휴대폰 속 그림을 보여주며) 멋지지 않나? 하하.

-유럽 유수의 출판사에서 화집도 나왔고, 유럽 전시도 열린다고 들었다.
▷독일의 미술전문 출판사인 하체 칸츠(Hatje Cantz)에서 멋진 화집이 나왔다. 또 6~11월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베니스의 팔라조 그라씨 미술관에서 열리는 그룹전에 참여한다. 그리고 5월에는 홍콩아트페어 기간 중 컨벤션센터에서 대규모 전시를 가질 예정이다. 두 전시 모두 크리스티 경매의 프랑소와즈 피노 회장이 주관한다. (구치,입센로랑 등의 명품패션과 크리스티를 이끄는 프랑소와즈 피노 PPR그룹 회장은 수년 전부터 쩡판즈 작품에 꽂혀 가로 9.5m의 대작(150억원 상회)을 비롯해 여러 점을 컬렉션했고, 그를 전폭적으로 밀기 시작했다) 

The Ape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컬렉션했다는데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했다. 서양의 대가인 발튀스와 조르지오 모란디 그림은 가장 아끼는 그림이다. 참, 송이거를 포함해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여러 점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전시를 갖는가
▷지난 2007년 화랑에서 전시를 했으니 이번엔 미술관에서 하고 싶다. 내 파트너인 진현미 박사(베이징 ARTMIA 관장)가 삼성미술관 리움과 국립현대미술관과 접촉 중인 걸로 안다. 리움에는 중국 현대미술가로는 유일하게 내 그림이 소장돼 있다고 들었다. 무척 세련되고 멋진 미술관이다.

-어떤 작가로 남고 싶나?
▷중국은 지난 30년간 너무나 변했는데 작가들은 과거에 여전히 매몰돼 있다. 창의력을 잃은 것 같다. 모든 예술가가 선택하는 길이 다른지만 나는 내 스스로 감동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100년 뒤에도 평가받을 그런 그림 말이다.

가면연작
▶쩡판즈는 누구?= 스타일리시한 검정 재킷에 에르메스의 캐시미어 롱 머플러를 두른 모습으로 내한한 쩡판즈는 강렬한 외모 만큼이나 역량에 있어서도 중국 3세대 작가 중 가장 평가받는 작가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태어나 후베이미술학원 유화과를 졸업했고 1994년 시작해 수년간 이어진 ’마스크(가면)’ 시리즈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제프 쿤스, 데미언 허스트, 리히터 등과 함께 ‘생존작가 중 작품거래액이 많은 작가 톱10’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지난 2000년 상하이미술관에서 역대 최연소 작가로 대규모 개인전을 가졌으며, 자신의 본래 얼굴에서 자꾸 멀어져가는 현대인의 실존을 그린 마스크 연작은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이후로는 인물에서 가면을 벗겨내 섬세한 인물초상에 물감을 휘젓듯 더한 인물화와 풍경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가면은 자취를 감췄으나 번뇌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여전히 절실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품사진=갤러리 ARTMIA 제공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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