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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차 ‘다이어트 전쟁’ 시작됐다
국제유가 급등세 지속

연비등 효율성 지상과제

골프 1600cc 모델 등

배기량 다운그레이드 바람


수입차들이 대변신에 돌입했다. 디자인이 아니다. 겉은 그대로 두면서 속을 모두 갈아엎는 대수술이다.

성능보다는 연비 등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고효율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업체들의 판매 전략이 수정됐음을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배기량 다운 그레이드다. 수입차 업체들은 수 년 전만 해도 디자인과 성능으로 국산차를 압도해 왔다. 고급 고객들을 잡기 위해 고성능차 위주로 수입 판매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수입차 고객들도 경제성을 크게 고려하는 추세로 변하면서 업체들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존 차량에 저배기량 엔진을 탑재하면서 가격을 일부 내려 재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이른바 ’연비 다이어트’다.
수입차업계에 다운그레이드 경쟁이 거세다. 사진은 지난 5일 1600㏄로 배기량을 낮춰 선보인 폴크스바겐 골프1.6 모델.

지난 5일 폭스바겐코리아는 자사 대표 모델인 해치백 모델 ‘골프’의 1600㏄ 모델을 출시했다. 기존 2000㏄ 모델도 17.9㎞/ℓ의 고연비 차량이었지만 1600㏄ 모델은 21.9㎞/ℓ로 동급 최고 연비를 넘어, 순수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들 가운데(경차 제외) 국ㆍ내외 차량 중 최고 연비다.

이 모델은 최고출력 105마력에 최대토크 25.5㎏ㆍm로 동력 성능이 다소 부족한 단점이 있음에도 고연비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판매 5일만에 초도 물량 300대가 모두 팔려 나갔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다이어트 대열에 동참했다. 한국닛산은 인피니티 브랜드의 간판 모델인 G37 세단의 엔진을 다운그레이드해 G25 모델을 지난 10일 출시했다.

인피니티 측 관계자는 “G25 모델의 성공여부에 따라 이미 중국 시장에 선보인 준대형 세단 M25도 한국 시장에 선보일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배기량 다운그레이드의 전선을 더욱 넓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배기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새 엔진이나 새로운 다단 변속기를 도입해 연비를 강화시킨 사례도 있다. 주로 수입차들 가운데서도 고가 차량에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12일 S350 블루텍 모델을 출시했다. 기존 S350 블루이피션시 모델과 배기량은 같지만 엔진이 완전히 새 모델로 바뀌면서 11.8㎞/ℓ였던 연비가 12.6㎞/ℓ로 좋아졌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29g/㎞에서 214g/㎞로 낮아졌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1억원이 넘는 차를 구입하는 고객들은 예전에는 브랜드와 차의 안전성, 엔진 마력 성능 정도만 봐왔지만 최근에는 연비와 이산화탄소배출량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BMW는 연비 효율의 극대화 전략으로 변속기 업그레이드를 최우선적으로 실시중이다. 지난 2009년 출시한 신형 7시리즈와 지난해 출시한 신형 5시리즈, 올해 출시 예정인 X3와 신형 3시리즈에 모두 기존 6단변속기 대신 8단 변속기가 도입됐거나 도입될 예정이다. 아직 국내 생산 차량들 중에는 8단 변속기 차량이 아직 시판되지 않고있어 상대적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비결로 연결된다.

BMW 관계자는 “업체들도 모든 판매전략을 연비 위주로 수정하고 있다”며 “변속기 업그레이드는 업체의 기술력과 최근 트렌드를 한꺼번에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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