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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장은 '입으로 밭가는' 사람?
조선시대 전문직 실상...춥고 배고픈 직업

 전문가가 각광받는 시대다. 과연 조선시대에 전문직은 어땠을까. <조선 전문가의 일생>(글항아리. 2010)으로 그 단면을 알 수 있다.


책은 훈장, 천문역산가, 궁녀와 광대, 건축가와 금융업자와 같은 전문직종을 다룬 리포트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과 경쟁, 세분화된 업무의 시스템과 각 직업의 사회적 위상을 소개한다.


먼저 조선시대 전문직 중 훈장에 대한 내용은 안쓰럽다. 요즘 같으면 교사에 해당하는 훈장이 밀린 '수업료'를 받기 위해 제자의 집에 찾아갔다가 아비로부터 곤욕을 치르는 대목이 그것이다.


조선조 훈장들은 스스로를 ‘설경(舌耕)’이라고 불렀다. 입으로 밭갈이하는 무리라는 자조의 넋두리다. 각 향교에 파견된 교수관은 종6품의 문관직으로 매우 높은 직급이었으나 실상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춥고 배고픈 직업이었다.


의원도 비슷했다. 조선시대의 의학공부는 다른 어떤 공부보다 힘들었다.


'경전·역사는 필수이고 진맥학, 침구학, 내과학, 본초학, 방제학 등을 통달해야 했으며 중국 의서를 교재로 썼는데 '찬도맥' '동인경' '소문'은 통째로 외워야 했다. 허나 이렇게 힘들게 공부해서 의관이 되어도 종6품 이상 올라가지 못했기에 양반들에게 의관은 기피 직업이었다.'-본문 중


하지만 여성이 지식을 앞세워 전문직을 갖는 경우는 '의녀'가 유일했다는 점은 이색적이다. 이 의녀제도는 동아시아에서 조선이 유일했다.


광대 편에선 '달문'이라는 실제 인물을 통해 그 세계를 자세히 전한다. 자신의 주먹을 쭉 찢어진 입에 넣었다 뺐다 했다는 달문은 몸을 뒤로 젖히면 머리가 발에 닿았다. 몸이 매우 유연해 뼈가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이와 함께 서적 중개상인 '책쾌', 인기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줌으로써 사람들을 웃고 울리는 '전기수' 같은 특이한 명칭이 눈길을 붙잡는다. 더구나 요즘에도 존재하는 '일수쟁이'도 있었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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