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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중국 세계지배땐 조공制 부활?

  • 기사입력 2010-10-0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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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힘의 균형 재편

중국식 정치·경제틀 전파

기우뚱한 균형속 안정 유지…

중화주의·패권전략 분석 등

현대 중국 다각적 조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일 분쟁은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로 맞서자 일본이 굴복한 건 물론, 희토류가 아쉬운 선진국들은 마음을 졸였다. 중국의 첨단 자원 무기를 새삼 인식한 것이다. 최근 센카쿠 열도 사태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의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경제대국으로 급성장한 ‘중국 다시 보기’는 기존의 경제적 측면을 넘어 문화,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의 시선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도 새롭게 포착되고 있다.

중국 관련서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건 이런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중국, 중국인들을 세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중국인 스스로는 중국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는 개인의 일상에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출간된 베이징대 특약연구원이자 경제평론가인 자이위중의 ‘국부론’(더숲), ‘현대의 루쉰’으로 불리는 문화학자 위치우위의 ‘중화를 찾아서’(미래인), 런던정경대 아시아경제연구센터의 초빙연구원인 마틴 자크의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부키), 중국의 경제석학 취엔위엔치와 량치똥의 ‘패권전쟁’(21세기북스)은 ‘중국 현상’을 이해하는 깊이 있는 눈을 제공하며, 이들을 관통하는 맥을 짚을 수 있다.

▶‘국부책’=서구 경제학의 틀 대신 중국식 틀을 만들려는 베이징대 미래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서구 경제학이 인류의 유일한 경제학 체계는 아니라는 관점이다. 그 중심에 중국 고전경제학의 핵심이자 주요 경전인 ‘관자’가 있다. 저자는 관자의 경제학을 국가 개입과 국가 주도의 시장경제로 규정한다. 그러나 시장경제라 해도 개인의 사적 소유권이 절대적인 건 아니다. 시장 역시 자유방임 상태의 시장이 아니다. 시장경제를 자유방임 상태로 내버려두면 빈익빈 부익부라는 현상이 나타나 사회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원과 소득의 재분배라는 정치적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국가의 자본 증대를 위해 주력해야 할 두 분야로 국가 상업 시스템의 재건을 통해 물자의 물동(物動) 기능을 최대한 발휘시키는 것과 국내 물가 수준 및 실제 수요에 따라 통화량을 조절하는 걸 꼽는다.

“중국이 주권과 충분한 물자를 확보하는 한 국제 시장의 파동이나 서구 이익집단의 음모를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서구 경제학자들이 그들의 경제학 이론을 바탕으로 중국의 행동이 이러저러한 법칙과 원리에 위배된다고 한다면, 우리는 중국 본토의 경제 이론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는 저자가 제시하는 대외무역 이론의 기본 원칙과도 맞아떨어진다. ‘자원을 유출시키지 않으면서 외국 자원을 이용하는’ 중국 전통적인 경제원칙을 따른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 거부와 자원 투자 등 경제 전략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중화를 찾아서’=고대 하상주 시대에서 현대의 문화대혁명까지 오랜 중국의 역사를 문화사적으로 훑어낸 역작이다. 여기서 저자가 목소리를 높이는 부분은 한족 중심 중화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화주의는 한족 위주의 혈통주의로 빠져 오래된 흑백논리로 몰아간다는 비판이다. 그에 따르면 중화문화의 실체는 오히려 외부 문화의 적극적인 흡수와 융합을 통해 만들어졌다. 가령 중화문화의 절정기라는 당대(唐代)는 실은 페르시아, 인도 등 외래문화와 자유로운 교류가 있었다. 당대의 그 유명한 장안(長安)은 이역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지금식으로 표현해 파트너로 여겼다. “장안은 다양한 문명에 대한 경건한 숭배자였다. 장안은 단순히 자신이 다른 문명에 대해 ‘관용을 베푼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문명을 떠나면 자신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공자와 묵자, 사마천, 직하와 제자백가, 조조, 도연명 등 문화사상가들을 따라가며 길어올리는 진정한 문화의 힘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빛난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중국이 패권을 쥘 경우 어떤 체제가 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시나리오는 냉정하다. 무엇보다 서구화 대신 중국식으로 정치적 양식, 가치관, 언어가 바뀐다. 그중 “조공제도가 돌아온다”는 지적은 눈길을 끈다.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될 동아시아의 새 질서는 조공제도가 자리를 잡음으로써 안정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조공제도에서는 지나친 불평등이 오히려 안정을 낳는데, 중국의 경제 규모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매우 크고 강력하기 때문에 동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국가와도 현저한 불평등을 일으킬 수 있다. 경제 헤게모니도 이동한다. 저자는 2020년까지 위안화는 완전한 태환성을 확보해 지금의 달러화처럼 쉽게 매매가 가능하게 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위안화 체제를 채택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강대국 중국은 세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저자는 중국인들이 잃어버린 권위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주시하며, 위계질서와 우월 의식이 결합된 방식으로 동아시아와 다른 국가를 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패권전쟁’=두 경제학자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분석하며 중국의 위기 극복과 국가경제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먼저 중국이 새로운 경제패권국으로 등장했다는 논의는 주로 중국 외부에서 나왔다며, 들뜨거나 환상에 빠지는 걸 경계한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들은 일본 경제를 치켜세웠다가 무너뜨린 세계 경제의 냉혹한 과거를 주지시키며, 급선무는 중국 경제의 잘못된 점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고도성장에 따른 생산 능력 과잉 해결과 강도 높은 산업 구조조정,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 대책들을 제시한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마틴 자크 지음 ┃ 부키
국부책┃자이위중 지음 ┃ 더숲
중화를 찾아서┃위치우위 지음 ┃ 미래인
패권전쟁┃취엔위엔치·량치똥 지음 ┃ 21세기북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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