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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험심 강한 ‘칠레의 천사’ 세계를 홀리다
세 친구 의기투합 1988년 론칭

인공위성 지질학정보로 재배지 물색

응축된 맛 위해 밤에 포도수확 등

과감한 기술·이색 마케팅 눈길

한·일월드컵 조추첨 와인

노부유키 前 소니사장 즐겨 유명세

이건희 회장 즐겨 삼성 필수와인으로



‘비즈니스 자리에서 마시는 와인’ ‘성공을 꿈꾸는 이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와인’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신 와인으로 꼽힌 몬테스(Montes) 칠레 와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지난 1997년 수입된 몬테스 와인은 10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병을 돌파하며 국내 단일 와인 브랜드로는 최고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 ‘국민 와인’으로 자리잡은 데는 ‘CEO 와인’이라는 몬테스 와인의 별칭이 한몫했다.

몬테스 와인이 ‘성공 스토리’와 엮이게 된 건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사장이 즐겨마시는 와인이란 것이 알려지면서부터. 비즈니스맨들의 롤 모델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사장은 샐러리맨으로 입사해 1995년 소니의 제6대 사장으로 발탁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멋쟁이 로맨티시스트’라는 평에 걸맞게 화제가 됐던 그의 스타일 덕에 몬테스 알파 M의 인기는 무섭게 치솟았다.

몬테스 알파 M의 이후 행보도 ‘성공 와인’의 명성을 더욱 굳혀주는 계기가 됐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의 조 추첨 와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데 이어 2003년 칠레 대통령의 국빈 방한 때 정상 만찬 와인으로 사용됐다. 2005년에는 부산에서 열린 APEC 와인으로 선정되면서 알파급에서 프리미엄급으로 올라서는 시발점이 됐다. 특히 그 즈음 이건희 삼성 회장이 몬테스 알파 M을 즐겨 찾으면서 삼성 관계자들의 필수 와인으로 이름을 높이고 단일 와인 브랜드로는 부동의 1위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칠레 최고의 와이너리 몬테스를 만든 네 남자가 함께 섰다. 왼쪽부터 얼마 전 암으로 세상을 뜬 수출 마케팅 전문가 더글러스 머레이, 재무를 맡았던 알프레도 비다우레, 와인 제조 설비 전문가 페드로 그란드, 그리고 몬테스의 와인 메이커 아우렐리오 몬테스.

현대 칠레 와인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몬테스 와이너리의 경영 철학을 접하면 왜 몬테스 알파 M이 CEO 와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몬테스의 경영 사례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켈로그 비즈니스 스쿨, 선더버드대학의 비즈니스 연구 대상이다.

몬테스는 아우렐리오 몬테스(와인메이커), 더글러스 머레이(수출 마케팅), 알프레도 비다우레(재무담당) 등 세 친구가 1988년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여기에 와인제조 설비전문가인 페드로 그란드도 합류했다.

이들은 시작부터 높은 목표를 세웠다. “슈퍼마켓용 싸구려 몬테스는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고 생각을 모은 이들은 과감히 혁신 기술을 도입했다. 인공위성 센터의 지질학 정보를 활용해 포도재배 장소를 물색하고, 포도알이 낮에 숨을 쉬고 밤에 산미와 당분, 알코올 균형을 유지하는 데 착안해 밤에 포도를 수확했다. 이로 인해 포도 수확량은 10% 줄었지만, 대신 몬테스만의 응축된 깊은 맛이 나왔다.

이들은 몬테스 알파의 샘플을 권위 있는 영국의 평론가 오즈 클라크에게 전달했다. 그가 “드디어 칠레에서도 응축된 와인이 나왔다”고 말하자, 순식간에 시장이 술렁였다. 광고나 마케팅이 필요없었다.

그러나 현재 이들 중에 남은 이는 몬테스의 회장이자 와인메이커인 아우렐리오 몬테스뿐이다. 재무를 맡았던 알프레도 비다우레가 2008년 2월 근육병의 일종인 ‘루게릭’으로 세상을 떠난 데 이어, 더글러스 머레이 역시 얼마 전 식도암으로 생을 등졌다.

몬테스는 비다우레가 숨지기 3년 전인 2005년 한국이 몬테스 수출량 3위를 차지하자 감사의 뜻으로 그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한국 근육병 환우들을 위해 몬테스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한국 근육병재단에 기부했다. 지금도 국내 몬테스 판매 수익금의 1%가 한국 근육병 재단으로 기부되고 있다. 


특히 ‘몬테스 슈럽’은 루게릭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알프레도 비다우레를 기리기 위한 로제와인이다. 몬테스는 시라 품종을 처음으로 몬테스에 도입한 그를 위해 시라 품종의 로제 와인인 몬테스 슈럽을 내놓았다. 슈럽은 ‘아기 천사’란 뜻이다.

손 수확한 100% 시라를 부드럽게 파쇄해 약 8시간의 침용을 거쳐 만들어지는 이 와인은 체리와 핑크빛을 띠며 구조감이 탄탄하면서도 산도가 풍부하다. 가격도 3만원대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은 칠레 와인 최초의 프리미엄 와인이다. 루비색이 강렬한 이 와인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면서 오크향이 그윽하다. 때문에 15년 정도까지 숙성이 가능하다. 지난 2005년 부산 APEC 당시 각국 정상들이 몬테스 알파 M을 마시는 동안 경제 관료 및 정ㆍ재계 인사들은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을 마셨다는 일화도 있다. 가격은 4만7000원.

여름이니만큼 몬테스 레이트 하비스트도 즐길 만하다. 때늦은 6월 게뷔르츠트라미너와 리슬링 포도를 수확해 만든 이 와인은 살구, 꿀, 열대 과일의 향이 물씬 풍기며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훌륭하다. 이 와인에 사용된 두 포도 모두 칠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품종으로 몬테스의 선구적이고 혁신적인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가격은 3만7000원으로 이 가격대에서 찾기 힘든 훌륭한 디저트 와인으로 평가받는다. 


<몬테스를 사랑한 셀러브러티…>

소주만 마시던 배우 지진희

알파M에 반해 마니아 변신



‘몬테스 마니아’인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사장 외에도 몬테스 와인은 셀러브러티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지난해 와인 서적인 ‘이탈리아, 구름 속의 산책’을 출간한 탤런트 지진희는 자신이 와인에 눈뜨기 시작한 계기로 ‘몬테스 알파 M’을 꼽았다. 늘 소주만 마시던 그가 3년 전, 우연히 친구와 몬테스 알파 M을 마시면서 ‘맛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 오묘하고 복합적인 와인의 맛에 푹 빠진 그는, 재작년 여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의 저자 아기 다다시 남매와 와인의 권위자 혼마 아스시를 만나면서 더욱더 와인에 푹 빠지게 됐다.

아기 다다시는 ‘신의 물방울’을 통해 몬테스 알파 M을 선물용 와인 베스트 20선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는 007시리즈, 맘마미아의 주인공 피어스 브로스넌이 몬테스 알파 M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몬테스 알파 M은 맛과 향이 고상하고 귀족적인 와인으로, ‘M’은 칠레 와인의 세계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공동 창업자 더글러스 머레이의 성을 따왔다. 진한 루비색에 붉은색 과일 향과 스파이시함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19만5000원이라는 고가에도 주요 만찬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누구도 예상치 못한 몬테스 와인의 선전에 와인업계는 한때 몬테스 따라하기 붐이 일기 시작했다. 부르고 외우기 쉬운 3음절의 와인 이름이 인기의 비결이라는 해석에 따라 빌라 모스카텔도 빌라 M으로 이름을 바꾸고, 3음절의 칠레 와인 카르멘도 국내에 출시되는 등 몬테스 벤치마킹이 유행처럼 번졌다. 또 몬테스로 시작된 칠레 와인 인기에 골프 와인으로 또다시 국민 와인 반열에 오른 1865가 국내에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근육병 환우들에게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고, 고품질의 와인을 대중에게 적정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정책에 따라 국내에 들여온 지 12년이 지난 2009년에서야 가격 정책을 바꾼 몬테스만의 정직하고 선한 경영 철학은 따라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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