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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족보박물관 개관…‘족보 문화’의 메카 대전을 가다

  • 기사입력 2010-05-2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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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를 찾아서…


우리는 지금 대전행 KTX를 탄다


▶뿌리공원


안동김씨 족보서 도망노비 호적단자까지


보물급 희귀 자료들 무료 개방


녹지공원 조성…주말엔 나들이 인파 가득


136개 성씨 조형물…부지 확장 추진도


지난달 대전 중구 침산동의 ‘뿌리공원’ 내에 국내 유일의 한국족보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족보박물관 개관을 앞두고는 전국에서 300여명의 시민으로부터 2000여점의 희귀 기증품이 답지해 족보박물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박물관이 있는 뿌리공원의 연간 방문객은 8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뿌리공원과 한국족보박물관을 조성한 대전 중구청은 족보박물관 개관과 함께 박물관 준공기념 ‘기증유물특별전’을 열었다. 이 전시회에서는 1580년 간행된 국내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구 안동 김씨 집안 족보, 충무공 이순신의 족보, 도망노비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도망노비 호적단자’ 등 ‘보물급’ 희귀 자료들이 대거 전시됐다.

지난 2007년 대전시는 대전의 도시브랜드를 인터넷으로 공모한 적이 있다. 공모 결과 추천된 대전의 다양한 유ㆍ무형의 자산 중 유독 눈길을 끈 것은 회상사와 뿌리공원 등 족보와 관련된 대전의 문화적 유산이었다.

회상사는 대전에 소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족보 전문 출판사라는 점에서, 뿌리공원은 국내 유일의 성씨 테마공원이라는 점에서 대전을 대표할 만한 도시브랜드로 추천됐다.


지난달 개관한 한국족보박물관에 더해 대전 중구청은 내년부터 2014년까지 뿌리공원 확장계획도 갖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지난 1997년 11월, 11만㎡ 부지에 조성된 뿌리공원은 앞으로 30만㎡의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대형 공원으로 거듭나고, 현재 뿌리공원에 세워진 136개 문중의 성씨 조형물 이외에 추가로 희망의사를 밝힌 122개 문중의 성씨 조형물을 확장된 공원부지 안에 건립할 예정이다.

박상근 대전 중구청 뿌리공원 관리계장은 “30만㎡라는 거대한 부지가 뿌리공원 부지로 확보된 건 뿌리공원 사업이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전의 새 얼굴로 부활하는 ‘족보’ 유산=지금 대전에서는 족보 관련 문화적 유산이 대전의 새로운 얼굴로 부활하고 있다.

대전 동구 중동 일대 ‘인쇄거리’. 서울발 KTX 대전행 열차에서 내려 역 광장 우측 방향으로 5분가량 걸어가면 ‘인쇄거리’라고 쓰인 작은 표지판이 나온다. 대전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이 지역에 있는 인쇄업체 수는 약 400여개. 대전 동구 중동 인쇄거리는 서울 충무로, 대구 남산동과 함께 ‘전국 3대 인쇄타운’으로 불릴 만큼 전국적 규모다.

이곳에서 만난 한 인쇄업자는 “이 인쇄거리는 회상사 때문에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예부터 전국의 수많은 문중들이 족보 발간을 위해 대전의 회상사를 찾았고, 일감이 넘친 회상사가 옆 점포에 일감을 하나 둘 넘겨주면서 회상사 주위로 인쇄거리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쇄거리에서 채 5분도 되지 않는 곳에 ‘회상사’ 간판을 단 빌딩이 있다.

‘머리가 있는 자 지혜를 내놓아라, 지혜가 없는 자 땀을 내놓아라, 지혜도 땀도 없는 자 조용히 물러가라.’ 회상사 건물 벽에 씌어 있는 예사롭지 않은 문구에서 지난 50여년간 국내 족보계를 풍미했던 회상사의 저력이 느껴진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운 문중 사람들이 족보 교정을 위해 며칠씩 머물러야 했기에 이 일대에는 숙박업과 다방업, 식당업도 같이 발전했다. 회상사 건물에는 지금도 여관과 다방이 ‘원스톱’으로 갖춰져 운영되고 있다.

대전 중구 침산동의‘ 뿌리공원’ 전경. [사진제공=대전 중구청]

지난 1954년 세워진 회상사가 반세기에 걸쳐 찍은 족보는 대동보 500여종, 파보 1500여종, 가승보 900여종 등 모두 600만부가 넘는다고 한다. 전국 족보 출판의 90%를 회상사에서 담당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평이다. 그간의 작업 과정 중에 회상사에 모인 계보학 자료는 2만5000여권, 135성씨의 족보 600여종 1만3000권 등 국립중앙도서관 계보학 자료실보다 방대한 수준. 회상사의 족보는 미국 하버드대,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서 구입할 정도로 한국한 연구의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쇠퇴하는 족보출판업계…뿌리공원ㆍ족보박물관은 명소로=그러나 최근 족보에 대한 인식이 흐려지고 전자족보 등 기존 족보를 대체할 만한 매체가 대거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족보 출판업계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 전통 족보출판업체 대표는 거듭된 인터뷰 요청에 “지금 회사가 어려우니 정중히 사양한다.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었다.

녹지공원으로 조성된 뿌리공원은 주말마다 인파로 가득하다. 가족, 연인 단위의 대전시민들이 나들이 장소로 즐겨찾고 간간이 타 지방에서 버스를 세내어 이곳을 찾은 문중 단체의 행렬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뿌리공원에서 자기 가문의 성씨 조형물을 발견한 김모(69) 씨는 “평소 우리 성씨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성씨 조형물에 새겨진 내용을 읽고 느낀 바가 많았다”며 “다음엔 아이들을 데려와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료로 운영되는 족보박물관에는 희귀 족보 전시와 함께 족보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들이 설명돼 있어 멋진 경치를 배경으로 산책을 한 뒤 족보박물관에서 문화적 ‘터치’를 받는다면 꽤 괜찮은 주말 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

박상근 대전 중구청 뿌리공원 관리계장은 “예로부터 대전은 전통적 가치를 숭상하는 고장이었기 때문에 족보와 관련된 유산이 많은 편이 아니겠느냐”며 “또한 지리적으로 대전은 전국 어느 문중에서든 쉽게 찾아올 수 있고, 국내 최대 규모의 족보전문 출판사가 있었다는 점도 대전이 족보와 많은 연관을 갖게 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씨는 총 286개, 4179개의 본관으로 이뤄져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우리나라 성씨의 본격적인 보급 시기를 고려 초로 잡고 있다. 이때부터 지배계층이 중국식 성과 이름을 썼는데 조선 전기만 해도 전 인구의 90%가 성씨가 없었다고 한다. 천민계층까지 성씨가 보급된 시기는 조선 후기로 1894년 갑오경장으로 성씨의 대중화가 촉진됐고, 일제 강점기인 1910년 민적법의 시행과 함께 누구나 성과 본을 갖게 됐다. 


이권형ㆍ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사진=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그래픽=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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