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생’ 정책인터뷰]“출구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시중 유동성 단계적 회수중

금리인상 아직은 시기상조


市銀합병 대형화ㆍ전문화

투트랙 전략 접근 바람직


위기극복 정책조율 큰 기여

尹수석은 MB정부 최대자산


한국이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가장 빨리 탈출한 나라라고는 하지만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잠재성장률 회복, 서민생활 안정 등 아직 헤쳐 나갈 난제가 적지 않다. 이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시작으로 정책의 최고입안자와 주요 연구기관장과의 ‘생생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한국 경제의 앞날을 진단하고 위기 완전 극복의 해법을 들어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출구전략은 사실상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시중은행 합병과 관련해 “국내 금융기관은 지금보다 대형화가 필요하지만 전문화도 병행하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현 경제팀의 긴밀한 공조체제가 주효했으며, 특히 드러나지 않게 정책조율을 잘해주고 있는 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해선 “MB정부 최대의 자산”이라고 극찬했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일문일답.

-남유럽에 이어 최근 일본마저 국가재정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일본은 다르다고 본다. 오랜 기간 초저금리 상태로 금리 부담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다. 일본은 저력이 있고 공동체의식도 강해 국가위기 앞에서 어떤 형태로든 출구를 찾을 것이다. 물론 일본이 휘둘리면 우리에겐 즉각 영향이 올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금리 인상을 비롯한 출구전략이 궁금하다.

▶출구전략은 재정기조와 예외적 위기대응 조치의 정상화 측면에서는 이미 시작한 셈이다. 재정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를 지난해 -5%에서 올해 -2.7%로 절반 정도 줄였다. 원화와 외화 유동성 공급도 단계적으로 회수 중이며, 중소기업 신용보증 조치도 순차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조용한 것도 미리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는 경제 전반에 무차별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직 인상할 때가 아니다.

-미국 ‘볼커룰’의 일률 적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한국 은행의 바람직한 모델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져야 하며, 따라서 금융기관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모순된 얘기지만 모든 길이 대형화로 통하는 건 아니다. 작은 규모로, 특정 분야에 특화한 전문기관도 살아 남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미국의 룰을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한은 총재의 국회 인사청문회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는데.

▶한은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일단 이번엔 청문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자질과 직무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다만 한은 총재는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청문회가 개인 신변 문제 등에 집중되고 정치적 의도가 일부 개입된다면 총재 임명이 오히려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 한은 총재의 최대 덕목은 금융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그에 걸맞은 도덕성이라고 본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현 경제팀의 공조체제가 돋보인다.

▶윤진식 경제수석은 이명박 정부 최대의 자산이라고 말하고 싶다. 윤 수석은 기본적으로 “비서관은 자기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며 밖에 나타나지 않는다. 예전엔 비서관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경제부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거나 혼선을 야기하고는 했다. 문제를 피하지 않으며 자기 고민을 안고 정말 열심히 일하는 윤 수석을 경제각료는 고맙게 생각한다.

-올해 공공기관 선진화의 역점은.

▶그간의 외형적 구조개혁이 내부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공공기관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이나 신성장동력 창출 등 ‘기능 선진화’를 추진할 것이다. 노사관계 합리화, 공기업의 재무건전성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기관장을 논한다면 귀화 한국인인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의 경우 MB정부가 단행한 인사 중 가장 잘한 경우다. ‘제2, 제3의 이참’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융기관장, 나아가 정치인에도 외국인이 나올 필요가 있다.

-공기업의 일률적인 정년 연장에 대해 비판했는데.

▶획일적인 정년 연장은 신규 채용 감소와 세대 갈등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정년 연장은 경륜과 특수한 기술을 가진 기술직이나 전문직 위주로 필요한 분야에 선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 등 인력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

-도요타 리콜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고객의 품질 및 안전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과도한 원가절감은 부품공급업체의 품질향상 노력이나 기술개발 역량을 저해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완성차와 부품업체 간 상생협력 기반을 마련해 ‘가격’이 아닌 ‘품질’ 중심의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형곤 기자/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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