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없는 노태우의 소송戰 왜?
동생ㆍ조카 설립회사 상대

올해만 재산반환 訴6건

법조계도 “실익없는 싸움”

소송 배경 놓고 설왕설래


재산을 되찾겠다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소송전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동생 명의의 회사는 내 비자금으로 설립한 회사”라며 동생 노재우 씨와 조카 노호준 씨 등을 상대로 주주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실질적으로 내 소유인 회사를 동생과 조카 등이 다른 회사와 합병하려 한다”며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법원이 가처분 결정을 내려 달라는 것.

노 전 대통령이 동생과 조카를 상대로 회사를 놓고 소송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만 접수한 소송이 6건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동생과 조카 명의로 설립된 냉동창고회사 ㈜오로라씨에스는 비자금 120억원으로 설립한 내 소유의 회사”라고 주장하며 각종 소송을 제기해왔다.

주주 지위 확인 소송, 동생과 조카를 해임하기 위한 이사 지위 등 부존재 확인 소송뿐만 아니라 국가를 상대로 제3자 이의 소송까지 제기했다. 국가가 노 전 대통령의 동생 명의로 된 주식을 처분하자 “내 명의로 된 주식을 국가가 임의대로 처분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동생 노재우 씨가 1999년 국가로부터 추심금 소송을 당해 120억원을 국가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고 검찰이 노씨의 주식을 처분하자 노 전 대통령의 소송전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가의 추심을 피하기 위해 조카 노호준 씨는 ㈜오로라씨에스의 부동산을 자신 소유의 유통회사에 싼값에 매각한 혐의로 기소됐고, 당시 1심 재판에서 노씨는 “비자금으로 설립된 회사도 내 소유”라며 “㈜오로라씨에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내가 가진 유통회사와 합병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를 막기 위해 동생과 조카를 상대로 재산 되찾기에 나선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소송전에 대해 “이겨 봤자 실익이 없는 싸움”이라며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제기한 주식 처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은 승소 여부와 상관없이 국가에 추징금이 납부된다. 노 전 대통령이 ㈜오로라씨에스의 주주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노 전 대통령의 주식은 곧바로 국가에서 압류된다. 결국 국가로 귀속될 재산을 위해 소송을 하는 셈이다.

추징금은 당사자가 내지 않더라도 납부 의무가 상속되는 것이 아니어서 굳이 동생, 조카를 상대로 소송까지 벌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 언어장애, 운동장애를 동반하는 ‘소뇌 위축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 소송을 벌일 형편도 아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가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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