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부채 2배 늘면 부실확률 30%p↑…작년 부실기업 4255개, 5년來 최대
한경협, 최근 5년 기업들 재무지표 분석
부채 증가폭 클수록 완전자본잠식 확률↑
‘자금경색’ 건설업 부실확률 2배 이상 급증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해 국내 부실기업은 4255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일대.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최근 5년간 국내 기업들의 재무지표를 분석한 결과 자산이 절반으로 줄거나 부채가 두 배 늘어나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확률이 30% 포인트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준에 따라 지난해 국내 부실기업은 4255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 동안 최대 규모다.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 부진과 재고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기업부실예측모형을 통한 2023년 부실기업 추정’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경협은 기업부실확률 추정모형을 바탕으로 2018~2022년 비금융업 외부감사 대상 기업 10만8244개사의 자산·부채·매출액·이자비용 등을 회귀분석했다. 그 결과 기업의 부채와 이자비용이 각각 1% 증가하면 부실 확률은 각각 0.02%포인트, 0.00004%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감소 및 부채증가가 부실확률에 미치는 영향. [한국경제인협회 자료]

특히 자산 감소와 부채 증가 폭이 크면 완전자본잠식으로 전환될 확률(부실확률)이 더욱 커졌다. 자산이 절반으로 감소하거나 부채가 두 배 증가할 경우 부실확률은 30%포인트 이상 증가해 기업 안정성을 크게 훼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협은 개별 기업들의 부실확률을 산술평균한 평균부실확률을 이용해 2023년 부실기업 수를 추정한 결과 전체 외감기업(금융업 제외) 3만6425개사 중 11.7%인 4255개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3856개사에 비해 399개사(10.3%) 늘어난 것으로, 분석기간인 최근 5년(2019년~2023년) 중 최고 수준이다.

부실확률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9년(5.33%) 이후 매년 늘어나 2020년 6.1%→ 2021년 7.0% →2022년 7.7% → 2023년 7.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기업 수 추이. [한국경제인협회 자료]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임대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의 부실확률이 각각 21.4%로 가장 높았다. 교육서비스업(14.2%), 전기·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13.9%), 운수업(1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부실확률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업종은 건설업이었다. 건설업의 부실확률은 2019년 2.6%에서 2023년 6.0%로 최근 4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한경협은 건설업에서 기업 부실위험이 크게 증가한 것은 부동산 대출 연체율 증가로 인한 부동산 경기침체, 고금리 지속, 원자재값 상승,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 등으로 인한 자금경색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부실기업 증가는 금융과 실물경제 간의 리스크를 확대 재생산해 경제전반의 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부실 위험을 경감시키기 위해 자금조달 금리를 인하하고, 기업활력제고법상의 사업재편 제도를 활용한 선제적인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oz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